제20대 총선은 2000년대 들어 5번째 국회의원 선거다. 천막당사와 대통령 탄핵 사태, 일부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은 각 총선의 큰 관심사였을 뿐 아니라 주요 변곡점이었다. 충청권에서는 지역 기반 정당의 흥망성쇠가 이어지다 결국 명맥이 끊겼다. 때로 전국적인 열풍에 혹은 지역 기반 여부에 따르던 표심은 이 후 여촌야도(與村野都) 성격을 보이고 있다.앞으로 두 달여. 주자들의 행보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예단은 금물이다. 특히나 정치에서는. 하지만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점쳐볼 수 있지는 않을까. 대전.세종.충남 17개 지역구의 지난 선택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분구가 확정되면 천안은 갑과 을에서 지역을 떼어내 병을 신설하게 된다. 을은 갑에 비해 보다 많은 지역이 병에 포함되다보니, 선거구 병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들은 선거구 획정에 앞서 을(乙) 지역에 예비 후보 이름을 올리고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
현재 을 지역구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모두 9명. 새누리 소속으로는 의사 출신 박중현 예비후보를 비롯해 김원필 새누리당 충남도당 청년창업위원장, 정종학 천안을 당협위원장, 이정원 전 천안시의회 의장, 최민기 중앙위원, 장석영 전 특임장관 정책보좌관 등 6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완주 현 국회의원이 단독으로, 국민의당에서는 정재택 전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과 정순평 전 충남도의회 의장 등 2명이 선관위 예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이정원(새누리), 정재택, 정순평(이상 국민의당) 예비 후보 등 천안 병 출마를 공식화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이 천안 을(乙)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의 현역 박 의원의 대항마로 나서기 위해 새누리 예비 후보 5명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
그렇다면, 천안 을의 과거 선택을 어땠을까.
2000년 이 후 4번의 총선 당선자를 분석한 결과 보수에 인색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지역 기반 정당이나 이른바 진보, 인물 등에게는 관대했지만, 보수 정당 후보의 손을 잡은 적은 없다.
구체적으로 보면, 16대 자민련 함석재, 17대 열린우리 박상돈, 18대 자유선진 박상돈, 19대 민주통합 박완주.
지역 정당과 진보 정당이 각각 두 번씩 선택된 가운데, 박상돈 전 의원은 진보와 지역 정당으로 출마해 각각 당선된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19대에서는 지역 정당인 자유선진당으로 출마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지역 정당과 인물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택인데, 보수 정당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19대 당시 김호연 후보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다고는 하지만, 천안 을에서 보수 정당 당선자를 찾기 위해서는 88년 13대 총선의 신민주공화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앞선 15대와 14대 당선자는 각각 자민련 함석재와 무소속 성무용이었다.
이는 천안 갑(甲)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상황인데, 갑의 경우 2000년 이 후 줄곧 진보 정당의 손을 들어준 반면 천안 을은 진보와 함께 보수색이 짙은 지역 정당의 손도 함께 잡아준 전력이 있다.
갑에 비해 지역색 혹은 보수색이 비교적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지역 정당이 사라진 20대 총선에서 천안을 유권자들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신설이 유력시되는 천안 을은 새누리에서는 이정원, 이창수, 국민의힘에서는 정재택, 정순평 예비 후보들이 공천권을 향한 당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더민주당에서는 양승조 현 의원이 공천을 받거나 혹은 이규희, 한태선 후보간 공천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