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 (사진=현대건설 제공)
"어제까지만 해도 너무 아팠어요."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은 훈련 때 다친 발목 때문에 최근 두 경기 패배를 숙소에서 TV로 지켜봤다. 자신이 빠진 현대건설의 경기를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복귀를 서둘렀지만, 12일 훈련 때까지도 발목이 너무 아팠다. 결국 13일 경기를 앞두고 병원에 다녀왔고, 통증이 조금 나아졌다.
양철호 감독은 양효진에게 출전 여부를 선택하라고 했고, 양효진은 출전을 선택했다. 팀의 4연패를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코트로 돌아와 현대건설의 4연패를 직접 끊었다.
양효진은 13일 V-리그 도로공사전에서 19점을 올린 뒤 "어제까지만 해도 너무 아팠다. 도대체 왜 그런지 몰랐다"면서 "오전에 병원에 다녀온 뒤 나아졌다. 경기를 하기 전에도 치료를 받고 뛰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4연패에 빠졌다. 자칫 2위 수성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양철호 감독은 먼저 양효진의 출전 의사를 물었다.
양효진은 "감독님이 강요하시는 스타일은 아니다. 선택을 하라고 하셨다"면서 "어제는 조금 그랬다. '몸이 완전히 됐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을 하고 나서 출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TV로 팀의 패배를 지켜보면서 배운 것도 있다.
양효진은 "도움이 많이 됐다. 나 없는 경기는 처음 본 것 같다. 몸이 힘들어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었지만, 보면서 이상했다. '내가 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다은이에게도 미안했다"면서 "팀의 단점이 보였다. 다음에 들어가면 그 부분을 최대한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때문에 동료들이 힘드니까 파이팅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공격 득점 15점에 블로킹 4점. 현대건설 최다 득점이었다. 양철호 감독도 "무엇보다 효진이가 들어와 앞에서 철두철미하게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양효진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세트당 1개 정도의 블로킹을 잡았다. 그 수치가 올 시즌은 0.7개 수준으로 조금 떨어졌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탓도 있지만, 상대방이 양효진 쪽으로 스파이크를 때리지 않는 탓도 컸다. 실제로 도로공사의 경우 양효진의 블로킹에 걸리면 10만원의 벌금을 내자는 약속을 했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