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안드레 에밋(사진 오른쪽)과 모비스 함지훈 (사진/KBL)
프로농구 전주 KCC의 추승균 감독은 신중한 사람이다. 현역 시절부터 말 한마디 한마디를 진중하고 신중하게 했다. '공수표'를 날리는 일도 없었다.
그런 그가 최근 눈에 띄는 발언을 했다. 최근 인천 전자랜드와의 2차 연장전에서 승리한 뒤 "우리가 강팀으로 가는 길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추승균 감독은 5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다. '강팀 발언'이 마치 모비스를 향한 선전포고 같았다는 취재진의 농담에 추승균 감독은 "타이밍상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추승균 감독의 자신감 넘쳤던 말의 의미가 궁금했다.
추승균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시소 게임 때 포기하거나 지는 경기가 많았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팀을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계속 말해왔다. 최근 들어 연전의 고비를 잘 넘겼고 시소 게임을 계속 이기다 보니까 지금은 어느 정도 팀이 올라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KCC는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의 2강 체제를 3강 구도로 바꿨다. 지난 17경기에서 무려 13승을 쌓으면서 공동 2위로 도약했다. 이날 경기는 1-2위 맞대결로 정규리그 우승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칠 경기였다.
KCC는 모비스를 상대로도 접전에서 밀리지 않았다.
아이라 클라크가 2쿼터 중반 4번째 반칙을 범하면서 KCC가 주도권을 잡았다. 2쿼터를 37-31로 끝냈다. 그러나 3쿼터 들어 높이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면서 오히려 52-53 역전을 당한 채 4쿼터를 시작했다.
KCC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4쿼터 첫 6분 동안 모비스의 득점을 6점으로 묶는 사이 하승진과 전태풍, 에밋의 득점이 고르게 터지면서 64-59로 앞서갔다.
"수비 싸움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승부처에서 2점 대결은 해볼만 하다"고 말한 추승균 감독의 자신감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KCC는 4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66-64로 쫓겼지만 김효범의 천금같은 중거리슛이 터지면서 점수차를 벌렸다. 모비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양동근이 3점슛을 터뜨려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