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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차림의 젊은 흑인가수가 일본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엔카'' 부른다(?)
미국 피츠버그 출신의 제롬 화이트 주니어(26)가 일본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8일(현지시간) ''제로''(JERO)라는 예명을 가진 제롬 화이트 주니어가 일본 열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데뷔곡 ''우미유키(海雪)''가 올해 2월 오리콘 차트에서 4위에 오르는 빅히트를 기록하며 그는 하루 아침에 솔로 엔카 가수의 떠오르는 스타가 됐다.
지난 주말 도쿄 부근의 한 쇼핑몰에 제로가 나타나자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그를 에워싸는등 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26세 나이보다 더 젊게 보이는 제로가 부르는 ''독특한'' 엔카에 이미 골수 여성팬들까지 생겨날 정도가 됐다.
일본의 유명 음악평론가인 마사카주 키타나카는 ''제로의 음악은 일반적인 엔카의 무거움과는 다른 활기하고 청순한 느낌이 있다''고 평가했다.
엔카와 제로의 인연은 일본인 외할머니로부터 비롯됐다.제2차 세계대전 무렵 주일미군과 결혼한 제로의 외할머니는 제로의 모친을 낳은 뒤 미국으로 건너가 엔카를 들으며 머나먼 이국생활의 시름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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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는 다섯 살때부터 외할머니의 엔카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일본말을 배우면서 ''저팬 드림을 꿈꾸게 됐다.
그의 첫 번째 일본 방문은 고등학생 시절이던 15세때로 당시 일본어 웅변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였고 5년 뒤 오사카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다시 일본을 찾기도 했다.
엔카의 매력에 심취한 제로는 피츠버그대를 졸업한 이듬해인 2003년 엔카 가수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또다시 일본 땅을 밟았다.
그리고 그해 NHK의 이른바 ''전국노래자랑''을 비롯해 각종 노래경연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하는등 점차 이름을 알려나가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에 유명 작사가인 아키모토와 작곡가 우자키로부터 ''우미유키''라는 데뷔곡을 받게 됐다.
힙합스타일의 아티스트이지만 일본어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때문에 제로의 곡은 눈을 감고 들으면 누구나 일본 가수로 착각할 정도.
그는 가끔 팬들로부터 ''왜 기모노를 입고서 엔카를 부르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하지만 제로는 ''기모노가 아닌 힙합 차림으로 엔카를 부르는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만들고 싶다''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노년층 인구가 많은 나라인 만큼 엔카 가수로서 제로의 앞날은 활짝 열려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