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미 (소두증 환자 어머니)
지금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이 지카 바이러스에 임산부가 감염이 되면 뱃속에 태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죠. 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 1일 국제보건비상사태까지 선포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지카 바이러스 의심사례 3건이 지금 조사 중에 있죠.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소두증이라는 생소한 병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알고 보니까 우리나라에도 최근 5년간 이 소두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연간 450여 명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소두증 환자와 가족들은 왜 이제야 이 병이 세상에 알려졌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다고 말을 하네요. 어떤 얘기일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소두증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둔 부모 한 분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죠. 김정미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 김정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이 쌍둥이를 두셨어요?
◆ 김정미> 네.
◇ 김현정> 태어난 지 얼마나 됐습니까?
◆ 김정미> 지금 생후로는 29개월 됐고. 두 달 빨리 태어난 걸 감안하면 27개월 됐어요.
◇ 김현정> 27개월. 태어났을 때 머리 둘레가 어떻게 됐던 거죠?
◆ 김정미> 25cm, 작은.
◇ 김현정> 그러면 정상으로 판명받은 아이면 머리둘레가 어느 정도 되어야 되는 거예요?
◆ 김정미> 30cm가 넘어가면 정상이라고 얘기를 하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30은 넘어야. 그런데 우리 아이는 25cm. 지금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산부 중에 소두증이 걸릴 확률이 높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데. 우리 김정미 씨는 왜 발병했는지 이유가 좀 짐작가는 게 있으세요?
◆ 김정미> 아뇨, 전혀 없어요.
◇ 김현정> 그 말씀은 어떤 남미에 가서 모기 물리거나 이런 적은 임신했을 때 전혀 없으셨다는 거죠.
◆ 김정미> 전혀, 전혀요.
◇ 김현정> 예. 그러니까 지금 소두증의 원인이 다 지카 바이러스는 아니니까요.
◆ 김정미> 그렇죠.
◇ 김현정> 어떤 원인들이 가능합니까, 그럼.
◆ 김정미> 태어날 당시에 뇌손상을 받았거나.
◇ 김현정> 출산 당시에 뭔가 문제가 있거나?
◆ 김정미> 출산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뇌손상을 받았거나 아니면 얼마 전에 만난 애기 엄마는 출산하기 전 태아에 있을 때부터 머리가 작다라는 얘기를 들었고 40주 다 채우고 낳는데 28cm더라고요. (임신과 분만) 과정 중에 크게 아이한테 손상받을 만한 그런 게 없었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임산부가 약을 잘못 복용했다든지 이런 이유도 없었고요.
◆ 김정미> 네.
(사진=본인제공)
◇ 김현정> 그렇다 보니까 더 소두증 아이를 둔 부모들 가슴은 더 답답할 텐데. 우리 아이는 이름이 어떻게 됩니까?
◆ 김정미> 김규현이요.
◇ 김현정> 규현이. 규현이는 어떻습니까, 지금 생활이?
◆ 김정미> 힘들어요. 지금 소두증이라는 병으로 인해서 갖고 있는 질병이 너무 많아요. 시력도 거의 없는 상태고.
◇ 김현정> 시력이 없어요?
◆ 김정미> 네. 뇌손상을 받은 부위가 또 시력이라서요. 신장도 투석 전단계. 갑상선 기능 저하, 온몸의 강직까지.
◇ 김현정> 움직이는 자체도 힘들다는 거네요.
◆ 김정미> 팔 하나 들기도 쉽지 않죠. 그러니까 이게 소두증이라고 해서 이름은 소두증으로 같지만 아이들이 (증상이) 다 똑같지는 않거든요, 또.
◇ 김현정> 증상이 다 다르고?
◆ 김정미> 네. 규현이는 눈이 안 보이지만 어떤 아이는 눈은 지극히 정상인데 귀가 안 들리거나. 또는 그 두 개가 다 안 돼서 귀도 안 들리고 시력도 없고.
◇ 김현정> 아이 돌보면서 어떤 때가 제일 힘드세요?
◆ 김정미> 지금은 솔직히 아기가 너무 아직은 어려서 제가 조금이라도 희망을 갖고 재활을 다니고 있는데. 제가 애가 셋에다가 재활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일상생활도 쉽지 않을 뿐더러 그 절차상으로 아이가 뇌압을 재야 하는데. 그 머리로 재는 거 자체가 너무 힘든 과정이에요.
전신마취를 해서 이마 위쪽으로, 머리 안으로 절개를 해서 안테나 같은 거를 머리에 심어서 그걸 8시간을 장착을 하고. (그 장치를) 건드리면 뇌출혈이 생길 수가 있어서 부모가 그 아이를 지켜보면서 아이가 그거를 만지지 못하게, 충격을 받지 못하게 8시간 지키고 있어야 되거든요. 만에 하나 아기가 잘못 건드려서 이게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바로 거기서 응급수술로 들어가겠죠.
◇ 김현정> 8시간 동안 27개월짜리 아이가 안 움직이고 가만히 있는다는 게 불가능한 일일 텐데.
◆ 김정미> 말이 안 되죠. 너무 힘들어요.
◇ 김현정> 그러면 진료받고 재활받고 하는데 보험은 잘 적용이 되나요?
◆ 김정미> 이 소두증은 희귀질환으로도 들어가지 않고.
◇ 김현정> 아니, 희귀질환에 들어가지 않는다고요?
◆ 김정미> 네, 전혀요. 아예 안 나와요. 10원도 안 나와요.
◇ 김현정> 분명히 우리나라에 역간 450여 명밖에 진료를 안 받는 희귀한 질환인 게 분명한데. 희귀질환으로 등록이 안 돼 있다는 건가요?
◆ 김정미> 세계에서 인정한 희귀질환만 희귀질환으로 등록이 된다. 이 소두증이라는 말 자체를 세계적으로 의학적으로는 잘 안 쓰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우리가 참 무관심했던 병, 소두증. 최근에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발병하면서 전세계가 이 병을 알았고. 또 그 소두증 공포로 떨고 있습니다. 이런 뉴스들 접하실 때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김정미>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 지금 이 소두증에 대해서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있거든요.
◇ 김현정> 아, 뇌를 키우는 수술이 가능합니까?
◆ 김정미> 뼈를 확장시켜서 공간을 만들어주면 자연스럽게 뇌가 커진다, 그런 수술을 하는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금지가 돼서.
◇ 김현정> 아직 의학적인 검증이 안 끝난 거군요, 그러니까.
◆ 김정미> 그거는 의학적인 검증이 안 돼서 이 수술을 인정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데. 차라리 나라에서 그럼 상황이 이러니까 임상실험이라도 한 번 해봐라. 나라가 지원해 줄테니 임상실험을 한 번 해봐라, 저는 속시원하게 그렇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나라가.
◇ 김현정> 마지막 희망이 이제 뇌 공간을 확장시켜주는 수술인데 그 수술이 지금 어떤 의학적인 검증 문제 때문에 막혀 있는 상황. 그런데 우리 아이는 차라리 임상실험 대상이라도 좀 돼봤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세요?
◆ 김정미> 네. 임상이라도 열려서 할 수 있다면.
◇ 김현정> 그렇게라도 하고 싶은 심정.
◆ 김정미> 네. 그렇게라도 정말 하고 싶어요. 또 하나 걱정은 소두증이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감염이 되네, 마네 하면서 너무 무서운 병이 돼버렸잖아요.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소두증 환아들은 그런 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소두증 환아들이 아닌 건데. 나중에라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볼까봐.
◇ 김현정> 마치 옮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
◆ 김정미> 네. 아픈 것도 서러운데, 그런 생각을 하니까 좀 가슴이 아파요.
◇ 김현정> 이 상황에 여러 가지 잘못된 정보들이 흩어지면서 소두증 걸린 사람들이 뭔가 나쁜 병균을 옮기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이런 오해.
◆ 김정미> 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살기도 힘들고 아픈 것도 서러운데.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까지 내가 느껴야 한다면 정말 또 한번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이 기회에 이 병에 대해 제대로 알고 관심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김정미> 네, 그리고 희귀질환이 돼서 아픈 아이들이 조금 혜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기를 저도 바라겠습니다. 힘내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김정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내 소두증으로 진료받는 사람이 연간 450여 명. 그 환자들 중에 한 아이의 어머니, 김정미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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