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철을 밟지는 마라' 한화가 22일 현역 메이저리거 윌린 로사리오(오른쪽)와 계약을 공식 발표하면서 올 시즌 활약과 함께 2014년 거물급 빅리거 루크 스캇을 영입했던 SK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성공적인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자료사진=콜로라도 홈페이지, SK 와이번스)
프로야구 한화가 현역 메이저리거를 영입했다. 지난해 빈약했던 외국인 타자를 보강하면서 우승 비원을 이루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한화는 22일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Wilin Rosario, 27)와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 등 총액 130만 달러(약 15억6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로사리오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뛰었던 선수다. 비록 전체 시즌의 절반 정도인 87경기 출전했지만 엄연한 현역 빅리거였다. 지난해 콜로라도에서 타율 2할6푼8리 6홈런 29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2012년에는 타율 2할7푼 28홈런 71타점 장타율 5할3푼을 찍으며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투표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외인 흉작' 한화 타선에 천군만마2011년 빅리그 데뷔 이후 통산 기록은 447경기 타율 2할7푼3리 71홈런 241타점 413안타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로사리오는 2006년 콜로라도와 계약했다. 포수와 1루수를 소화할 수 있다.
로사리오는 한화 타선에 한층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다. 지난해 한화는 외국 타자의 도움이 사실상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이저 모건은 10경기만 뛰고 부상과 태만으로 방출됐고, 제이크 폭스도 부상을 달고 살며 38경기 타율 2할7푼8리 7홈런 25타점에 그쳤다.
한화는 지난해 공격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팀 타율(2할7푼1리) 홈런(130개) 모두 8위였고, 타점(667개)은 6위였다. 에릭 테임즈(NC), 야마이코 나바로(전 삼성) 등까지는 아니어도 브렛 필(KIA), 짐 아두치(롯데) 정도의 외인 타자만 있었어도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었다.
지난해 한화에서 방출된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왼쪽)과 김성근 한화 감독.(자료사진=한화 이글스)
로사리오가 가세하면 한화 타선은 남부럽지 않은 화력을 갖추게 된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이용규-정근우와 김태균-김경언-최진행 등 중심 타자들에 로사리오가 더해지면 쉬어갈 타순이 보이지 않게 된다.
올 시즌 우승을 위한 한화의 야심찬 영입이다. 한화는 이미 지난 시즌 중반 합류했던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총액 190만 달러(약 22억8000만 원)에 붙들었다. 여기에 정상급 좌완 불펜 정우람을 4년 84억 원에 SK에서 데려왔다.
▲2014년 'SK 스캇 실패' 명심해야다만 로사리오가 KBO 리그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느냐가 변수다. 2014년 SK 외인 루크 스캇 역시 로사리오 못지 않은 거물급 선수였다. 2013에도 메이저리그 탬파베이에서 91경기를 뛰었고, 빅리그 통산 135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불명예스럽게 퇴출됐다. 초반 반짝했지만 온갖 부상 속에 33경기 타율 2할6푼7리 6홈런 17타점에 그친 뒤 이만수 당시 감독과 갈등을 빚고 떠난 최악의 외인으로 남게 됐다.
로사리오 역시 빅리거의 자존심만 내세운다면 자칫 스캇을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여기에 기강 확립이 철저한 김성근 한화 감독의 지도를 받는 상황이다. 자유로운 미국과 엄격한 일본 야구의 문화적 충돌이 일어날 여지가 없지는 않다. 지난해 모건도 김 감독과 갈등이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로사리오는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다. 30대 중반 황혼기에 한국으로 온 스캇과는 다르다. 스캇은 이런저런 부상을 핑계로 출전을 하지 못해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불러일으킨 부분이 적지 않았다. 27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로사리오와 한화 선수단의 첫 만남과 훈련이 주목받는 이유다.
일단 로사리오는 다부진 계약 소감을 밝혔다. 로사리오는 "2016년을 한화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올 시즌 한화가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