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기록적인 맹추위가 엄습한 20일 전국 곳곳에서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대관령 영하 21.4도, 철원 영하 20.6도, 파주 영하 19.4도, 춘천 영하 17.7도, 동두천 영하 17.4도 등을 기록,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평년에 비해 약 8∼10도가 떨어졌다.
남부지방에서도 동장군이 맹위를 떨쳐 군산 영하 12.2도, 전주 영하 9.9도, 여수 영하 6.6도 등 올 겨울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한낮에도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아 전국이 영하권을 밑돌며 종일 꽁꽁 얼어붙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경기도 5개 시·군, 강원도 12개 지역, 충북 제천 등에 한파경보가 발효 중이다. 경기도 11개 시·군, 강원도 12개 지역, 충남 2개 시·군, 충북 5개 시·군, 경북 11개 지역, 전북 4개 시·군, 강화군 등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또 겨울 가뭄까지 더해 경남 김해와 강원 일부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 '꽁꽁' 언 바다…어민들 조업 못해 발만 동동, 양식장 물고기 집단 폐사
북극 한파에 강물뿐만 아니라 바다까지 얼어붙고, 양식장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 서산시와 태안군의 경계를 이루는 가로림만 앞바다에는 약 20∼30㎝ 두께의 얼음이 얼었다. 북극처럼 바다가 얼어붙자 어민들은 제철을 맞은 감태 수확이나 굴따기 조업을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한파에 전남 영광의 양식장에서는 숭어 7천여 마리가 폐사했다.
강풍으로 인해 조난객 구조가 지연되고, 비닐하우스가 날아가는 사고도 났다.
지난 19일 오후 7시 10분께 영덕군 남정면에 있는 한 상가에서 40대 주민 A씨가 바람에 흔들거리는 지붕을 수리하러 올라갔다가 떨어져 갈비뼈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영덕 등 동해안에는 비닐하우스 80여 동의 비닐이 벗겨지거나 기둥이 휘어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기온이 급강하하고 한파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19일부터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등 3개 국립공원의 입산을 통제한 상태다.
◇ "어떡해요"…동파·정전 주민신고 잇따라 동파나 정전으로 불편을 겪은 주민신고도 잇따랐다.
서울에서만 최근 사흘 간 264건의 동파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또 지난 19일 오후 11시 40분부터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의 한 아파트 단지 800여 가구에 약 4시간이나 전기가 끊겼다. 예비 전력이 가동돼 난방은 중단되지 않았으나 한밤중 정전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앞서 18일 오후 6시 40분께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아파트 2천256가구에 난방 공급이 끊겼다.
이 아파트에 난방을 공급하는 SH공사 측은 "영하의 날씨에 보일러 급수 저장탱크가 얼어 난방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보일러를 교체해 19일 오전 0시께 난방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과 경북내륙에서 21일까지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지는 곳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낮 최고기온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권에 머물러 추울 전망이다. 약간 강한 바람도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특히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다"면서 "건강관리와 동파 방지 등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