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이 교육가족 12만 명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 설문조사 결과를 돌연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의 정면 대결을 피해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양세지만 정작 충청북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김병우 교육감은 18일 간부회의에서 지난해 말 초.중학생 학부모와 교직원 12만 명을 대상으로 벌인 무상급식 설문조사 결과를 비밀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이미 도교육청에 유리한 쪽으로 결과가 나왔다는 말들이 안팎에서 흘러나온 마당에 돌연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10만 명이 넘는 교육가족이 참여했으며 올해 무상급식 예산 부족분 91억 원의 해결 방법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0% 가까이가 충청북도가 더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소수지만 일부는 도청을 상대로 한 청원운동까지 언급했고, 학부모가 부담하겠다거나 선별적 급식을 주장한 의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입장에서는 그동안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외쳐온 도청을 압박할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을 법한 결과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당장 신뢰성이나 객관성 등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겠다는 의도로 비공개를 선택했다.
다만 김 교육감은 학부모가 참여하는 형태로 도청과 언제든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밝혀 장기전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교육감은 "도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식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분석하면서 학부모가 무상급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참여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는 식품비의 75.7% 지원 이외에 추가 부담은 있을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아직까지 일체의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진 충북 무상급식 갈등이 당장 연초부터의 전면전은 피하게 됐지만 여전히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