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저가 가전업체인 하이얼의 130년 전통의 미국 가전업체 GE 인수는 미국시장과 중국시장을 비롯한 세계가전시장에서 싸워야 할 삼성과 LG 등 국내 전자업체에 당장은 아니라도 잠재적으로는 중대한 위협요소가 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얼의 GE 가전 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진 15일 이후 국내 가전업체들은 이 세기의 인수전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주판알 튕기기에 한창이었다.
국내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GE가 세계 가전시장에서 전통의 강자였었던것은 분명하지만 과거의 맹주였지 지금은 맹주가 아닌것도 사실"이라면서 "이번 인수로 GE의 미국내 판매망을 비롯한 모든 역량이 하이얼에 넘어갈지도 미짓수로 본다"며 조금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업체가 퇴출되고 다른 업체와 합해지면서 1+1이지만 합은 1.5가 될 수도, 2가 될 수도 또 3이 될 수도 있지만 당장은 3이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E의 미국내 마케터들이 중국 하이얼로 넘어간 회사를 떠나 다른 회사나 다른 분야로 갈 경우에는 하이얼이 기대한 만큼의 시장확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이얼이 GE 브랜드를 가지고 중국 내수시장에서 우리나라 업체들과 점유율을 두고 다툴 경우는 미국과는 조금 다른 결과를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또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에 넘어간 GE 제품을 바라볼때 현재 미국 GE에 비해 저평가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 레노버가 미국 IBM 노트북 사업부분을 인수했을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는 결국 레노버를 소비하는 쪽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넘어간 GE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자본력에 저가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는 하이얼이 GE라는 브랜드까지 갖추게 되면 시장에서 먹혀 들 수 있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나면 미국 소비자들이 자국 전통의 브랜드인 GE를 중국업체인 하이얼이 가져갔다는 사실에 둔감해 지고 대신 익숙한 브랜드에 품질, 가격경쟁력을 갖출 경우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가전 시장은 월풀이 1위, LG가 2위, GE가 3위이고 삼성이 4위, 일렉트로룩스가 5위이며 하이얼은 6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하이얼과 GE가 합해지면서 일약 2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미국 시장 1위인 월풀이 GE가전 인수전에 나섰다 반독점 당국의 문제제기로 무산된 것과 삼성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지만 GE 인수 추진설이 나돈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하일얼과 GE의 합이 1.5가 되느냐 2가 되느냐 3이 되느냐인데 단기적으로는 1.5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2를 넘어 3으로 향해 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일단 좀 상황을 봐야 한다는 것이 맞을 것"이라면서 "당장 두 업체의 결합이 시장에 정확히 어떻게 반영될지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 IT 융합전문가인 경희사이버대학교 정지훈 교수는 "두 업체의 결합으로 가격은 더 낮아지고 제품의 경쟁력은 더 좋아질 수 있어 삼성이나 LG에는 위협요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처음에는 가격이 싸기 때문에 쓰다가 어느 순간부터 품질도 좋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면 선발주자들이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확실히 이렇게 갈 것으로 본다면서 이것은 정해진 결말"이라며 "앞으로 5년 정도면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