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로몬] 넷플릭스, 빈약한 콘텐츠로 한국 론칭 강행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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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알려주마 ②] '콘텐츠 왕국' 한국·일본은 아시아·중국 시장 교두보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앞서 넷플릭스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봤는데요, 아직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과 계약을 하지 못해 주요 콘텐츠 탑재 없이 한국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넷플릭스의 '배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관련기사 ☞ 한달 공짜 '넷플릭스' 이용해봤더니 )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팅스. 최초 DVD 렌탈 우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우편 렌탈은 미국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1998년 첫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DVD 대여 사업이었습니다. 영화 등이 담긴 DVD·블루레이 디스크를 우편으로 배달해주며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는 디지털 시장 흐름에 빠르게 편승해 인터넷을 통한 VOD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현재 전세계 유료가입자가 7천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대박을 치게 됩니다.

◇ 넷플릭스가 세계 1위 업체가 된 이유…세계 최고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넷플릭스가 DVD 우편배달로 장사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요즘 산업계에 많이 활용되는 것이 '빅데이터'입니다. 넷플릭스는 DVD 대여 시절부터 가입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시네매치'라는 독자적인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지속적인 개선작업을 통해 가입자의 정보를 전수조사해서 정확한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800명 이상의 개발자가 투입되었다고 합니다.

아마존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마존 인스턴트 프라임'에 제공되는 콘텐츠 수는 8만종, 올레TV, LG유플러스TV와 같은 국내 IPTV 사업자도 10만종 이상인데 보유 콘텐츠가 1만종도 되지 않는 넷플릭스가 유료가입자 6천만명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한 사용자 취향의 콘텐츠 추천 서비스였습니다.

방대한 콘텐츠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하지 않고 이용자의 취향을 파악해 원하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면서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소비로 연결시키는 것이죠. 넷플릭스에 업로드 된 콘텐츠의 80%가 소비된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는 괴수 영화 '옥자'에 5천만달러 전액을 투자할 만큼 콘텐츠 제작·유통에도 욕심이 큽니다. 직접 기획·제작한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는 세계적인 히트를 쳤습니다. 그만큼 콘텐츠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때문에 IPTV 등 가입자 형태의 서비스가 잘 정착된 한국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한국 서비스가 시작된지 불과 일주일여가 지났습니다. 무료시청 서비스라는 유인효과 때문인지 가입자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볼만한 영상이 부족합니다.

 

◇ 국내 콘텐츠 사업자, 통신사들과 '간보기·줄다리기'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국내 지상파 3사, CJ E&M 등 콘텐츠 사업자, 이동통신 3사 등과 만나면서 콘텐츠 수익배분을 9:1로 요구하고 주요 인기 드라마를 우선 수급하고 싶어하면서 계약 자체가 결렬됐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갑질'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통 3사에는 수익배분 9:1과 IDC(인터넷데이터센터) 무료이용을 요구하고, 방송사와 콘텐츠 사업자에게는 인기 콘텐츠를 요구하면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절반에 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국내 업체들의 보수적인 시각도 한몫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OTT 서비스인 '푹(pooq)'과 플랫폼이 겹쳐 경쟁이 불가피하고, 이통 3사가 운영하는 IPTV에 탑재하는 모델도 통상 수익배분을 35:65로 배분하기 때문입니다. IDC도 수익이 절대적인 부분입니다. 포털사이트나 대부분의 기업 전산시설이 모두 유료인 점을 감안하면 양보할 수 없었던 것이죠.

넷플릭스는 이러한 이유로 사실상 독자적으로 한국시장에 론칭을 했습니다. 콘텐츠 유통 업체가 콘텐츠 없이 싸움에 나갈 수는 없죠. 넷플릭스는 한국보다 앞서 지난해 8월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고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역시 비슷한 이유로 계약이 원할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재 후지TV와 손을 잡으며 일본 가입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비율을 단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하네요.

넷플릭스가 '고집스럽게' 한국 론칭을 시작한 이유는 '한류(韓流)'로 대변되는 국내 콘텐츠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 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우리나라 영화와 드라마, K-POP이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넘어 남미, 유럽 안방까지 두드리고 있기때문이죠.

일본에서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 한 국내업체 대표는 "넷플릭스가 일본에 이어 한국에 진출한 이유는 아시아 시장이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는 일본과 한국시장에서 안착을 한 뒤 중국에 진출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넷플릭스 한국·일본 진출은 '중국 진출 교두보'…한류 콘텐츠 '핵무기' 탑재 원해

이들 콘텐츠를 한국은 물론 해외까지 송출할 경우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 할 겁니다. 국내 업체들도 이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워낙 수익배분이 열악하니 손사레를 칠만 합니다. 또 굳이 손해를 보지 않아도 해외에서 너도나도 판권을 달라고 할 정도니 배짱도 두둑해졌죠.

 

그렇다고 팔짱만 끼고 볼 수 많은 없을 겁니다.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의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하게 되면 기존 국내 사업자들 보다는 넷플릭스가 우세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넷플릭스의 강점은 풍부한 해외 콘텐츠와 저렴한 가격, 무제한 스트리밍에 있습니다. 이때문에 콘텐츠의 유통비용을 줄이고 대량으로 판매하는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을 쓰고 있지요. 방송 3사의 플랫폼 경쟁이 예전만 못한 것도 넷플릭스를 견제하는 원인 중 하나일 겁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이 들이닥치고 있는데 언제까지 유리벽으로 버틸 수 있을까요.

넷플릭스가 바라보는 한국시장을 생각해봤습니다.

지난해 3분기 넷플리스가 거둔 매출만 17억4천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2조855억원에 달합니다.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의 연간 매출을 모두 합친 4조4천억원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위력은 엄청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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