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자료사진)
한국은행은 14일 '2016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연초부터 중국 등 신흥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올해 우리경제에 대한 전망은 우울하다.
정부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정도가 올해 성장률을 3%대로 전망했을 뿐 대부분의 민간연구기관이 2%대 성장을 예상했다.
특히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2.6%)과 LG경제연구원(2.5%) 등의 전망치는 2%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모건스탠리 등 6개 해외 투자은행(IB)이 전망한 성장률도 평균 2.6%였다.
이런 가운데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가장 책임 있고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한은이 올해 어떤 전망치를 내놓을지, 특히 우리 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대를 유지할지 관심을 모은다.
◇ 곳곳에 도사린 하방위험
한은이 지난 10월 전망한 올해 전망치 3.2%는 일단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발 금융충격으로 상징되는 중국경제의 위축 우려, 국제유가하락, 미국의 금리인상 등 하방 위험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유가만 해도 10월 경제전망 때는 50달러 대로 예상해 성장률을 산출했지만 이미 3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연초 증시폭락, 위안화 절하로 시작된 중국의 경기위축 공포도 갈수록 커지면서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는 또 자원수출국을 비롯한 여타 신흥국의 경기 부진 우려를 키우고, 이것이 다시 유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내적으로도 지난해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 경기과열 등의 부작용이 누적됐고, 이런 상황에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정책 여력도 별로 남지 않았다.
이런 대내외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3%대 성장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대에 그친 올해보다 나아질 요인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 쉽게 포기할 수 없는 3%
(사진=자료사진)
그러나 한은이 3%대 성장률을 쉽게 포기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성장률 전망치는 정해진 방법에 따라 기계적으로 산출하는 것이지만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와 정책의지 등의 판단 부분에서 산출자의 의지가 개입될 수 있다.
즉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와 이에 따른 효과를 어느 정도 비중으로 반영할 것이냐 등에 의해 전망치가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전망치가 경제주체들에게 심리적으로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2% 전망치를 내놓을 경우 올해 우리경제가 좋지 않다는 점을 자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경기를 살리는 노력에 힘을 보태도 부족한 마당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된다.
이런 점에서 3%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경기부양에 대한 정책의지와 효과, 대내외 경제변수들을 좀 더 긍정적 쪽으로 반영해 3%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적치와의 오차가 커질 수 있는데 따른 한은의 부담은 있지만 우리 경제와 국민의 이익 측면에서는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가용자원으로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죄대 성장률)이 3~3.2%로 추정된 만큼 경기부양 노력을 집중한다면 3%대 달성이 반드시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올 들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 등 신흥국 경기 위축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현행 연 1.5%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