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물 섞는 셈…공주보~예당호 공사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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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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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에 더러운 물을 섞는 셈입니다. 어쩌면 금강의 큰빗이끼벌레를 예당호에서 볼 지도 모를 일입니다."

금강 공주보의 물을 예당저수지에 공급하기 위한 도수로 공사의 중단을 촉구하는 충청권 환경단체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충남환경운동연합과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과 금강유역환경회의 등은 13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뭄을 핑계로 한 무분별한 토목사업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 가뭄해결 근본 해결책인가 = 환경단체들은 강과 호수를 잇는 이번 사업이 가뭄 해결의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낸다.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4대강 사업 합리화와 후속 토목 공사에 따른 특정 집단의 이익 등 다른 목적을 위한 무리한 공사라는 주장이다.

▲예당저수지 52년 역사 중 만수위가 되지 않은 경우가 지난해가 유일했던 점 ▲충남도 등이 그 동안 실시한 조사에서 사업 타당성이 떨어졌던 점 ▲겨울비 등으로 현재는 충분한 농업용수를 확보한 점 등을 무리한 공사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해당 사업이 완료된다 하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1년 중 45일에 불과하다는 것이 앞선 충남도의 조사 결과였다”며 “타당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가뭄을 핑계 삼아 억지로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생태계 악영향 우려 불구 일방적 추진" = 단체들은 오히려 생태계 악영향을 우려한다.

"3급수인 금강보의 물이 1~2등급의 예당호로 유입될 경우 수질 악화는 물론 생태계 악영향도 우려된다"며 "수 천년 다른 생태계를 유지해오던 두 곳이 혼합돼 발생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

단체들은 또 '설령 가뭄 대책이라 하더라도'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점을 들며 사업 추진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충남도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요구한 점이나 농어촌공사가 환경영향평가를 남몰래 시행한 점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금강유역 주민 동의없이 물을 예당호 유역으로 가져가는 것은 수리권 침해"라거나 "긴급하지도 않은데 마치 당장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하듯이 호들갑을 떠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기만"이라는 것이다.

◇ 충남만의 문제 아닐 수 있다 = 이 밖에도 환경단체들이 이번 사업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또 있다.

정부 부처가 이번 사업을 '4대강 사업의 정당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 때문인데, 좁게는 금강 유역의 다른 자치단체, 크게는 4대강 사업이 진행된 타 시.도들이 이번 사업을 본보기로 삼아 비슷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이 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예산·홍성 환경단체는 물론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관계자도 참여해 사업 추진 중단에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은 "해당 도수로 공사가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는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업은 비단 충남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비교적 합리적 모습을 보여왔던 안희정 지사가 해당 사업을 지속 추진할 경우 수공과 국토부는 물론 타 자치단체도 역시 비슷한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안 지상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예당호~공주보의 도수관로 건설 사업비는 988억 원으로, 완공 시기는 내년 6월로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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