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제공
복고열풍을 부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등장한 주택 중에 전직 대통령이 실제로 살았던 집이 있어 화제다.
바로 최규하 전 대통령이 30여 년간 살았던 마포구 서교동 가옥이다.
서울시는 최 전 대통령의 가옥이 드라마 속 감초캐릭터 '동룡'(이동휘 분)의 집으로 10화와 15화에 등장했다고 8일 소개했다.
최규하 가옥은 최 전 대통령이 1973년부터 1976년 제12대 국무총리에 임명돼 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이주할 때까지, 대통령 퇴임 후 1980년부터 2006년 서거할 때까지 줄곧 살았던 곳이다.
서울시는 보존을 위해 해당 가옥을 매입, 2013년 10월부터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해왔다. 최 전 대통령 거주 당시 썼던 생활유물 500여 점도 원형 그대로 전시한다.
검소한 생활을 했던 최 전 대통령 내외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살림살이들을 보면 전직 대통령 가옥보다는 1970∼1980년대 서울의 중산층 주택을 보는 듯하다.
최규하 가옥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소박한 마당이 있고 지상 1·2층과 지하층으로 이뤄진 미니주택이 보인다. 1970년대 주택개량사업으로 양산된 주택양식이다.
1층에는 안방과 응접실, 영부인이 기거하던 작은 방이 있으며, 2층에는 서재와 자녀방(현재는 전시실)이 있다.
지하층에는 대통령 부부가 말년에 생활하던 작은 방(현재는 임시 관리실)과 살림살이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부엌과 전시실이 있다.
사랑방 역할을 했던 1층 응접실은 최 전 대통령이 외부 방문객을 맞아 담소를 나누거나 말년에 주로 시간을 보내던 곳이다. 이곳에는 골동품처럼 보이는 50년 된 선풍기와 장남이 미국 유학에서 돌아오며 가져온 창문형 에어컨, 30년이 지난 소파와 탁자 등이 있다.
1층 작은 방에는 영부인이 사용했던 싱거 미싱과 옷가지가 남아 있고, 2층 서재엔 최 전 대통령이 외교관 시절 사용한 여권과 외무부 장관 임명장, 국무총리 임명장 복제본이 전시됐다. 전시실에선 최 전 대통령의 양복, 구두, 지팡이, 라이터도 볼 수 있다.
강희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온 가족이 겨울방학을 맞아 인기 드라마에도 나오는 역사 교육 현장을 방문해 검소했던 전 대통령의 삶을 느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