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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탄에 확성기 방송? "군사긴장만 고조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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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가들 "보여주기식 제재, 국제공조 효용성도 떨어뜨려 "

대북 확성기 (사진=국방부 제공)

 

북한의 4차 핵실험 강행에 맞서 정부가 8일 정오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데 대해 북한 전문가들이 강한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북 제재의 실효성도 의문시되는데 불필요하게 군사충돌 위기만 고조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8일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생일이다. 이날에 맞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 북한 군부가 초강경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북한은 ‘나라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것’으로 간주하고 초강경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고 존엄'에 대한 비판에 극도로 예민한 북한 군부를 감정적으로 자극해 다시 작년 8월처럼 한반도를 전쟁 직전의 위기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긴 하지만 대북 제재는 단순히 북한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핵문제의 해결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실장은 "정부는 북핵실험에 대해 단순히 감정적인 차원의 보복대응을 넘어서서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 분위기가 고조될 경우 국민들을 어떻게 안심시키고 상황을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실효적으로 북한 행동을 제약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불필요하게 군사긴장만 고조시키는 정치적 퍼포먼스 성격의 대북 압박은 잘못된 선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중요한 것은 북한 노동당과 군부의 대외거래를 차단하는 것과 같은 실질적인 제재 방안을 국제사회, 특히 중국과 공조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지난 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보도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 (사진= 박종민 기자)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불필요한 군사긴장은 물론 중국 등 국제공조의 효용성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장은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아파하는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욕하기 때문인데, 중국도 적절치 않은 대응으로 볼 것"이라며 "북핵 문제해결을 위해 중국과의 공조가 중요한 상황에서 확성기 방송은 공동대응의 효용성을 저하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소폭탄 실험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총격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년 8월보다 훨씬 높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전화통화, 양국 국방장관간 핫라인 가동 등 중국이 역할을 할수 있도록 하는게 정부가 우선 취해야 할 실효조치"라고 강조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결정은 당초 관련 주무장관들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청와대가 직접 강경 대응으로 결정했다.

7일 국회 국방위에 참석한 한민구 국방장관은 확성기 방송 재개 여부에 대해 "8.25 합의의 '비정상적인 상태'라는 건 전선 지역에서 북한의 국지적 도발을 기초로 해서 나온 문제로 핵실험같은 전략적 도발은 전략적 검토를 통해 정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김관진 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서 확성기방송 재개로 결론이 났다. 발표도 국방부가 아닌 청와대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이 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 대응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게 청와대측의 전언이다.

박 대통령은 앞서 6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한 뒤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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