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김한길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김한길 의원이 4일 "안철수 의원과 아홉만큼은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빠른 시일 내 거취를 정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느냐는 질문에 "총선 승리를 위해 제가 어느 자리에 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있고, 주변의 이야기도 조금씩 다르니 생각해보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그는 안 의원과 공감대를 이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열의) 아홉만큼은 공감대를 이뤘고, 약간씩 관점이 다른 부분이 있다. 이런 것은 대화를 통해 맞춰가는 과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결단 시기에 대해 일주일 정도 걸리겠냐는 질문에 대해선 "시간이 별로 없지않나"라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기도 했다.
안철수 신당 합류에 대한 분명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안 의원 측과 긴밀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음을 인정해, 사실상 신당 합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의원은 "(문·안 갈등 정국에서 통합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면서 "안철수, 천정배, 박주선 등 탈당하신 분들의 공통점은 문 대표와 같이 못하겠다면서 당을 뒤쳐나간 분이다. 이분들과 통합의 물꼬를 트려면 문 대표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가 (사퇴)결단을 해줘야 야권의 통합 시도가 시작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당내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문 대표의 결단이 없었다. 거기에 대한 (문 대표의) 답으로 작아져도 더 단단하게 가겠다는 말씀이 있었던 것이다. 이제 통합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됐다"며 자신의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박영선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과도 평소 자주 만난다면서, 박 의원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은 것 같다"고 했다.
비주류 수장 격인 김 의원의 탈당으로 호남을 넘어 수도권 의원들의 탈당도 줄을 이을 것이란 분석에 대해서는 "수도권 의원들도 상당수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머지않아 밝혀지지 않겠나"라면서 사실상 추가 탈당이 가까운 시일내 불가피함을 예고했다.
그는 "당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결심한 분들이 교섭단체를 구성할 만한 수준을 이미 넘어 있다. 지역구 사정에 따라 공식적으로 결심을 밝히는 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민주 문 대표가 탈당 의원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며 맞불을 놓은데 대해서는 "우리 유권자들의 수준을 너무 얕보는 말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렇게 위협하는 듯한, 자극을 주는 발언은 서로가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나. 우리가 원수가 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