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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 '균형' 연말 휴가 권장 외국 IT기업…국내도 확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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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등 국내 주요 기업도 '연말 휴가' 권장…사기 진작·인건비 절약 차원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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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마이크로소프는(MS) 사무실에는 군데군데 빈 자리가 눈에 띈다. 연말이면 책상에 서류가 한가득 쌓이고 결제를 받으러 바삐 움직이는 보통 회사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MS직원들의 얼굴에도 피곤한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성탄연휴부터 새해까지 길게는 열흘 정도 쓸 수 있는 휴가 덕분이다. 매해 연말이면 사측에서 남은 휴가 체크해 연차를 쓰라며 독려 메일 보낸다. 한국MS 측은 "겨울 휴가는 쓰라고 독려할 문제가 아니라 이미 문화 자체"라면서 "여름 휴가를 가듯 자율적으로 알아서 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 소프트웨어개발업체 '어도비'도 연말이면 성탄절 전후로 일주일 정도 '겨울 휴가'에 들어간다. 회사 지정휴가인 것이다. 이에 맞춰 한국어도비 역시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연말연시에 남은 연차를 붙여 쓰면서 재량껏 쉬는 분위기다.

이처럼 외국 IT 기업들은 연말 연시 긴 휴가를 권장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연차가 남아있는 직원들은 성탄절 전후부터 새해 연휴까지 붙여 최장 2주간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SAP코리아'는 '휴가 이월제'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운다. 연차 사용을 독려하는 것은 물론 남은 연차를 다음 해 5월까지 이월해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마감 등 연말이면 몰리는 스케줄 탓에 예정대로 연차를 사용하기 어려운 임직원을 배려하기 위한 제도다. 'SAP코리아'는 연말이 아니더라도 공휴일이 있으면 앞뒤로 연차 사용을 권하고 있다.

비즈니스 솔루션 공급 업체 'SAS코리아'는 아예 일년에 3번 연차 사용 계획표를작성한다. 연초에 1년 휴가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한 뒤 한 해가 끝나기 6개월 전과 2개월 전 다시 미사용 연차 사용 계획표를 쓴다. 이를 통해 남은 연차를 모두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한국HP도 휴가 사용에 자유로운 편이다. 한국HP는 명절인 설과 추석 연휴 앞뒤로 이틀씩 '오피스 클로징(office closing)'을 통해 전 직원들을 쉬게 해왔다. 올해부터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과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오피스 클로징'을 적용했다.

한국HP 관계자는 "억지 소진은 없지만 휴가 사용에 자유로운 편이라 대부분 100% 활용한다"며 "오피스 클로징 덕에 연차 소진 같은 이슈가 안 생긴다"고 말했다.

국내 IT기업에도 이처럼 연말 휴가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전파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1년에 4~5일 정도 일괄휴무일을 지정해 쉰다. 휴무 일정은 전년도 말에 미리 공개된다. 주로 설날, 삼일절, 어린이날 등 명절이나 샌드위치 데이 전후가 된다. 올해는 이달 30일과 31일이 전사 휴무다.

◇ 종무식 앞당기고 연초까지 최장 10일…달라지는 국내 기업 연말 분위기

삼성과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연말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통상 마지막 주에 하던 종무식을 한 주 앞당겨 실시하고 올 연말까지 남은 연차를 소진하도록 장려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이날 종무식을 하고 25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연말 휴가에 들어간다. 다만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LG유플러스는 별도의 종무식이나 휴가가 따로 없다.

연말 장기 휴가제도는 직원 사기 진작효과가 크다. 내수진작 차원에서 휴가를 장려하는 정부 기조와도 일치하는데다 연차 소진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도 있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삼성그룹은 별도의 종무식은 없지만 임직원들에게 25일부터 연말 휴가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룹 인사와 조직개편이 대부분 마무리됐고 주요 해외 사업 파트너들도 크리스마스 연휴에 들어가는 만큼 재충전의 시간을 갖자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등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이달 마지막주 휴가에 돌입한다.

연말 휴가가 정착된 두산그룹 역시 직원들이 연말까지 연차휴가를 통해 자율적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GS그룹과 한국GM도 이날부터 사무직 직원 중심으로 연말까지 자율 휴가에 들어간다. 코웨이는 이보다 앞서, 지난 22일 이미 종무식을 가졌다. 종무식 뒤 직원들은 보다 편하게 휴가를 간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해외 파트너들이 쉬는 연말에 겨울 휴가를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라면서도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면서 연차를 적극 소진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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