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24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패키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하면서 증권업계의 지각변동이 일게 됐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증권업계 4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월 단행한 유상증자를 포함해 3조4천620억원(2015.3분기 기준)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대우증권 인수가 마무리 되면 대우증권이 보유한 4조3천967억원이 더해져 7조8천587억원의 자기자본을 가진 공룡 증권사가 등장하게 된다.
이번 매각으로 업계2위로 밀려나게된 NH투자증권의 4조6천44억원과 비교하면 3조 넘는 격차를 벌리게 되는 그야말로 초대형 증권사다.
산업은행이 이번 매각의 가장 큰 의의로 꼽은 것도 이같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국내 증권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해외시장 개척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대현 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은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나 운용 면에서 상당히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대우증권은 M&A(인수 합병), IB(투자은행) 부분에 높은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두 가지가 결합하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부문장은 “자본금이 증가하는 만큼 정부에서도 증권사가 자기 리스크를 지고 시행하는 기업금융 쪽에 문호를 개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측은 비밀유지 조항을 들어 미래에셋 입찰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4개 입찰사 중에서 가장 고가를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에셋은 지난 21일 본입찰에서 인수가격으로 2조 4000억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이나 한국투자도 산은이 내부적으로 확정한 ‘최저 매각예정가격’은 상회하게 입찰가를 제시했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산은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미래에셋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은 산은의 내부 기준보다 낮게 금액을 써내면서 일찌감치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는 노조반발에도 미래에셋의 합병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이 부문장은 “미래에셋처럼 인수자가 자기 소유 자산을 담보로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LBO(차입매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법률 의견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우증권 노조는 미래에셋증권의 합병 추진이 무자본인수의 방법 중 하나인 LBO 방식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