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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없다' 내년 홈런왕은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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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내 후계자는 누구인가' 최근 KBO 리그 홈런왕을 독식한 박병호(오른쪽)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내년 최고 거포가 누가 될지 관심이다. 올해까지 4번째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의 트로피(왼쪽)를 가져갈 주인공은 누가 될까.(자료사진=넥센, 윤성호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KBO 리그 홈런 레이스는 박병호(미네소타)가 주름잡았다. 홈런과 함께 거포의 덕목인 타점까지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홈런에서는 2위들과 격차도 모두 5개 이상 벌렸을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그런 박병호는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뛴다. 미네소타와 계약해 일단 4년, 길면 5년 동안은 미국에서 활약한다. 기본 4년 계약에 옵션 1년이 끼어 있다. 윤석민(KIA)처럼 조기에 복귀할 수도 있으나 현지에서는 박병호의 성공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보고 있다.

그렇다면 KBO 리그에서 최근 4년 동안 박병호의 어마어마한 괴력에 눌렸던 거포들이 기를 펼 호기다. 과연 호랑이가 떠난 산중의 왕은 누가 될 것인가. 새로운 홈런왕은 누구의 차지가 될 것인가.

▲홈런 레이스는 이제 외인들 세상?

박병호의 홈런 생산 능력은 압도적이었다. 홈런왕 4번 모두 2위와 5개 이상 넉넉한 격차였다. 첫 홈런왕에 오른 2012년 박병호는 31개 아치로 최정(SK)에 5개 앞섰고, 이듬해는 29홈런의 최형우(삼성)보다 8개를 더 쏘아올렸다. 지난해는 무려 52개로 강정호(피츠버그)보다 12개나 많았다.

올해도 에릭 테임즈가 40홈런(47개)-40도루 대기록으로 MVP에 올랐지만 홈런만큼은 박병호가 6개나 앞섰다. 2위는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의 48개, 역시 박병호와 차이가 컸다.

'어느 수염이 더 셀까' 올해 박병호의 괴력에 홈런 2, 3위로 밀렸던 삼성 나바로(왼쪽)와 NC 테임즈.(자료사진=삼성, NC)

 

최근 상황을 보면 내년 홈런왕은 토종보다는 외인이 될 가능성이 적잖다. 그나마 박병호를 따라붙었던 선수들이 외인이었다. 일단 나바로와 테임즈가 50개에 근접했다. 이들 뒤에 붙은 토종 선수는 강민호(롯데)로 35개에 불과(?)했다. 강민호는 수비 부담이 큰 포수임에도 토종으론 홈런 2위에 올랐다.

사실 외국인 타자들은 외인 제도의 변화로 지난해부터 다시 KBO 리그를 밟았다. 지난해 적응을 마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위용을 뽐낸 모양새다. 실제로 나바로와 테임즈는 지난해 각각 31홈런(5위), 37홈런(3위)으로 예열을 마친 뒤 올해 장타력이 더 폭발했다.

홈런은 노림수가 중요한데 이제 어느 정도 한국 투수들의 공이 눈에 익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한국 무대 첫 해 28홈런(공동 7위)을 날린 짐 아두치(롯데)도 내년 장타력 증대가 기대되는 선수다. 부상 등으로 데뷔 시즌 115경기에만 나선 앤디 마르테(케이티)도 올해 20홈런에서 내년 더 많은 아치를 그릴 만하다.

다만 나바로는 삼성과 재계약 여부가 변수다. 여기에 새로운 선수들이 1998년의 타이론 우즈(당시 OB)처럼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FA로이드' 최형우 vs '탈잠실' 정의윤?

그렇다면 토종 거포의 자존심은 누가 세울까. 최근 꾸준한 모습을 보인 최형우(삼성)가 우선 꼽힌다.

최형우는 2011년 홈런왕이다. 이대호(당시 롯데)의 2연패를 저지하고 늦깎이 대기만성 신화를 썼다. 2012년 슬럼프에 빠졌지만 이듬해 홈런 2위(29개)를 때렸고, 올해까지 최근 2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올해 33개(5위)라는 점이 조금 걸리지만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FA로이드'가 있다. 내년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최형우에게는 동기 부여가 충분하다. 올해 120억 원 발언을 했던 것은 그만큼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한 자극이었을 터다.

'FA로이드 vs 탈LG 효과?' 내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삼성 최형우(왼쪽)와 LG를 떠나 각성해 내년이 더 기대되는 SK 정의윤.(자료사진=삼성, SK)

 

LG를 떠나 SK에서 올해 각성한 모습을 보인 정의윤이 '제 2의 박병호'가 될지도 관심이다. 정의윤은 올해 7월 LG에서 SK로 이적한 뒤 59경기에서 14홈런을 때려냈다. 144경기로 환산하면 34개 이상이다.

더욱이 공교롭게도 박병호가 가장 큰 잠실을 홈으로 쓰는 LG를 떠나 넥센에서 4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자신감을 찾았던 사례가 있다. 박병호와 LG 입단 동기로 역시 거포 유망주로 꼽혔던 정의윤 역시 잠재력만큼은 충분하다.

이외 올해 첫 30홈런(31개, 6위)을 돌파한 최중량 거포 최준석(롯데)과 장타에 차츰 눈을 뜨고 있는 나성범(NC)도 있다. 나성범은 지난해 30홈런에 이어 올해도 28홈런을 날렸다. 올해 거포 능력을 뽐낸 강민호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세계 최고의 거포들과 힘 겨루기를 위해 더 큰 무대로 떠난 박병호. 과연 그 빈자리를 어느 거포가 메우게 될까. 2016시즌을 관통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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