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이 분열의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연말 송년회에서 지역민들의 면박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송년회를 다니며 '표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지만, '왜 자꾸 싸우기만 하냐'는 등 쓴소리와 꾸중이 넘쳐나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녁마다 많게는 10개 행사를 찾아, 권하는 술을 받아 마시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광주 지역의 한 의원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송년회에 가면 '그것밖에 못하냐'는 말씀들을 한다"며 "하루에 몇번씩 송년회를 다녀야 하는데 (가기) 두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특히 안 의원의 탈당에 대한 호남 민심과 관련, "어떤 분은 (저도) 탈당하라고 하고, 어떤 분은 그렇다고 당이 분열되면 되겠냐고 하신다"며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심란하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의 한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지역민들이) 총선을 앞두고 분열하는 것에 대해서 아주 염증을 느끼고 있다"며 "그 당은 뭐냐고 하면서 '니는 탈당 할래 안할래' 이렇게 물어보는 어르신들이 계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원들은 당의 전후사정을 해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충청권의 한 초선 의원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싸움박질을 하느냐고 한다"며 "서울에서 '저놈들은 왜 저러냐'라고 물으시면, 당 상황도 설명드리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왜 (표를) 받아먹을 준비가 안돼 있냐고들 하신다"며 "그러면 야당이 과거에 중요한 선거 때마다 분열을 노정했지만 나중에 다시 합친 역사가 있다고 하고,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최대한 뭉치도록 해보겠다고 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