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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 위 핏빛 복수극, '레버넌트'에 숨겨진 키워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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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스틸컷.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자연을 오마주'했다는 이 영화는 서부 개척시대 이전, 모피 무역이 성행하던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한다. 이냐리투 감독은 5년에 걸쳐 '레버넌트' 프로젝트를 완성시켰다. 여러 면에서 '베테랑'이라고 불리는 그에게도 그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는 "굉장히 어려운 프로젝트일 것이라고는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어려울 것인지는 간파하지 못했다. 작업을 끝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우리가 생존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을 정도"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시대적 배경을 훼손하지 않는 사실성과 진실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주어진 자연 조건 속에서 촬영을 해야만 했다. 영화 속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할 것, 인공 조명은 사용하지 않을 것,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된 롱샷에 도전할 것. 이 세 가지가 이냐리투 감독이 세운 원칙이었다.

이냐리투 감독은 "매일 안무와 같은 롱테이크를 담아야 했다. 이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매일 굉장히 꼼꼼하게 확인을 했다. 영화의 90%가 자연을 배경으로 촬영됐는데 자연과는 타협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시간과 공간 그리고 빛은 시네마 그 자체다. 저는 이 셋이 영화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제가 가진 의문은 시간 내에 공간 하나를 만들어 내면서 그 날짜, 그 시간에 맞는 빛을 창조해 내는 일이었다"면서 "이 모든 것들이 올바르게 이뤄졌을 때, 절정감을 느낄 수 있고 하나의 시적인 결과물을 얻게 된다. 저는 이 영화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처럼 되어서 관객들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공간과 시간에 빠지길 원했다. 인류가 느끼는 정서적 경험 역시 잘 포착해 내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극중에서 맡은 샤냥꾼 휴 글래스는 원주민 여성과 결혼해 슬하에 혼혈 아들을 둔 백인 남성이다. 비정한 동료에게 아들을 잃은 그는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복수를 위해 동료를 쫓는다.

이냐리투 감독은 "제가 항상 부자(父子)관계에 집착하는 이유는 혈연관계에 있어서 원초적이고 원시적이면서 복잡한 관계이기 때문"이라면서 "아들이 백인과 원주민의 혼혈이기 때문에 그들 부자의 삶이 복잡해진다. 당시에는 인종차별주의와 선입견이 강했다. 물론 미국의 현재와도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그리는 원주민 역시 영웅적이거나 신비로운 존재가 아닌, 잃어버린 딸을 찾는 한 명의 아버지이자 인간이다. 하나뿐인 아들을 상실한 휴 글래스의 처지와 미묘하게 겹치는 지점이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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