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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찌라시'의 강한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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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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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신체절단설, 이시영 동영상 등 모두 가짜…그래도 계속 유통

배우 고현정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SBS Plus '현정의 틈, 보일락(樂)말락'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사주를 봤는데 이제 남자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멋있는 남자가 있다는 스웨덴을 가볼까 합니다."

배우 고현정(44)은 이렇게 말하며 화통하게 웃었다. 지난 15일 오후 열린 예능프로그램 제작발표회장에서다.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여전히 신비스러운 매력을 뽐내는 고현정의 일거수일투족은 스포트라이트를 대대적으로 받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고현정의 결혼설이 쫙 돌았다. 대중은 속칭 '찌라시'로 불리는 사설정보지를 타고 돌아다니는 고현정의 결혼설을 긁어 나르느라 분주했다.

고현정의 이날 공식석상 발언이 이 찌라시에 대한 '해명'은 아니겠지만, "이제 남자가 없다"고 말해놓고 곧 결혼을 할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고 말하면 너무 순진한 것일까.)

고현정은 이런 말도 했다.

"좋은 분들이 왜 없겠어요. 다만 제가 그런 분들을 알아볼 만한 생기와 눈이 있는지, 그런 열정이 살아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고현정의 소속사 IOK컴퍼니는 "너무 터무니없는 루머라 대응할 가치도 못 느끼지만, 루머가 자꾸 돌아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해야 할지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세상은 정보화, 간편검색화 돼 편리해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온갖 출처불분명 루머가 천리를 가기에도 참 좋은 세상이 됐다.

발 없는 말을 타고 이동하기에는 스캔들만큼 좋은 소재가 없는데, 특히 연예인의 스캔들은 그 기동성과 파급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연예계 스캔들은 찌라시에 탑재된 순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대중은 굳건히 믿는다. 의심하지 않는다.

찌라시가 증권가 정보를 전달해 나르는 경우에는 돈이 걸린 문제이니 실제로 투자를 하기까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겠지만, 연예계 스캔들은 활자화되는 순간 사실로서 유통된다. 돈도 안들고, 재미도 있으며,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돈의 팔촌의 친구 일이고, 술자리 안주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주로 누가 누구랑 사귄다거나 헤어졌다는 내용이고, 인기를 얻더니 거만해졌다거나 인지도를 이용해 공짜를 밝히다가 망신당했다는 내용도 있다.

문제는 찌라시의 신뢰도가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그리고 단순히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웃으며 끝나는 게 아니라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영기 부장검사)는 지난 9월8일 배우 이시영의 성관계 동영상이 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언론사 기자 두 명과 국회의원 보좌관 등 4명을 각각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6월30일 오전 또다른 언론사 기자에게서 이시영 관련 찌라시를 넘겨받아 SNS 등으로 대량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퍼진 찌라시 출처를 역추적해 찌라시 최초 작성자는 구속기소했다.

찌라시가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2008년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진실은 숨지기 한달 전 자신이 차명으로 사채업을 하고 있으며 자금난에 시달리다가 숨진 안재환에게 25억 원을 빌려줬다는 괴담 때문에 심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관련자들의 처벌을 서초경찰서에 진정했다.

경찰 수사 결과 찌라시가 출처인 악성루머를 증권사 여직원이 인터넷에 옮기면서 이 괴담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가수 나훈아의 간통설, 신체절단설의 진원지도 찌라시였다.

나훈아는 루머가 일파만파 퍼지자 2008년 1월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지금부터 이 단상에 올라가서 바지를 벗고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 5분간 보여드리겠다. 아니면 믿겠습니까"라며 바지 지퍼를 내리기까지 했다.

같은 해 배용준과 이나영의 결혼설도 찌라시를 통해 거세게 돌았다.

당시 이나영은 "정말 사람들이 저를 너무 시집 보내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날짜까지 정해 놓고 어떤 분은 호텔도 정해 놓았다. 하지만 정말 아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7년 후이긴 하지만, 배용준은 박수진과 결혼했고 이나영은 원빈과 결혼해 잘 살고 있다.

요즘 찌라시의 단골 소재는 김태희-비의 결혼설이다. 대충 따져봐도 올해만 서너번 정도는 이 둘의 결혼설이 찌라시를 타고 돌았고 급기야는 지난달 20일 한 월간지에서 김태희와 비가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국내 모처에서 조용히 결혼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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