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군 인권센터가 공개한 A하사의 발가락 사진. 화상 입은 흉터가 역력하다. (사진=군 인권센터 제공)
함께 살던 공군 부사관 동기생들이 막내 부사관을 폭행하고 성추행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인권센터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 막내 발에 불장난하고도 '약식기소'…봐주기 수사?
16일 공군과 군 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8일 새벽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부사관 임모(22), 차모(21), 도모(20) 하사는 A(19) 하사의 발에 불을 붙였다.
잠들어 있던 A하사의 왼쪽 발가락 사이에 휴지를 말아 넣은 뒤, 여기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다섯 발가락에 2도 화상을 입힌 것.
이 사건의 수사기록을 헌병대로부터 넘겨받은 군 검찰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상 '공동상해' 혐의로 임 하사 등을 약식기소해 벌금형을 구형했고, 공군은 별도로 이들을 징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처분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 인권센터는 "라이터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므로 폭처법상 '흉기 휴대 상해'를 적용해 3년 이상의 실형으로 처벌해야 한다"며 "엄연한 봐주기 수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 "동기사랑이 나라사랑?"…성추행에 상습폭행까지
이들의 가혹 행위는 처음이 아니었다.
앞서 지난 7월부터 이들은 등은 A하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했고, 특히 임 하사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폭행하는 일이 잦았다고 센터는 밝혔다.
특히 8월에는 역시 잠들어있던 A하사의 신체 주요부위에, 9월에는 겨드랑이나 배꼽 등 다른 신체 일부에 치약을 바르는 등 성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하사는 변호인과 인권센터 관계자와의 접견에서 "성적 수치심이 들어 굉장히 고통스럽다"며 "'동기사랑'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내버려두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군 측은 "추행사건은 징계 사안으로 판단하며, 사실관계를 더 확인해 조치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상습폭행 주장은 조사 중 피해자가 진술하지 않아 이번에 새롭게 제기된 것으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 피의자 부모들에게 문자가 왔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
군 검찰의 처분 이후 피의자의 부모들은 A하사의 법정후견인에게 피해자를 비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소년가장으로 자란 A하사는 법원을 통해 후견인과 인연을 맺었다.
군 인권센터가 16일 공개한 이들의 문자메시지에는 "덕분에 형사처벌 받게 돼 감사하다", "나이 먹어서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이는 명백한 2차 가해행위"라고 성토했다.
군 인권센터는 변호인을 통해 A하사의 부대에 의견서를 제출한 뒤, 축소·은폐 의혹이 시정되지 않으면 담당 검찰관을 고소·고발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지난해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에 대해 육군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주범인 이모(당시 26) 병장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대법원은 그에 대해 살인죄를 인정하고 징역 35년 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