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수근과 장동민. (사진=자료사진)
어느 프로그램이나 그렇겠지만 MC 정형돈이 떠난 '냉장고를 부탁해'는 혹독한 한 달을 보냈다. 기용하는 객원 MC마다 시청자들의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이다.
허경환을 제외하면 첫 객원 MC였던 장동민부터 최근 알려진 이수근까지 자질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피해갈 수 없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왜 문제적인 인물들만 골라서 객원 MC를 맡기느냐"고 제작진에게 쓴소리를 건네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제작진은 소위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이들 MC를 기용한 것일까.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의 성희성 PD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비하 발언 논란이 있었던 장동민과 불법 도박 이후 자숙하고 돌아온 이수근의 객원 MC 기용에 일부 시청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 그분들에게 있었던 개별적인 사건들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한다. 시청자 분들이 우려하는 바도 잘 알고 있고, 그것이 애정 어린 비판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논란이 있기 때문에 객원 MC 자리에 앉혀야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논란의 인물들을 섭외할 때는 저희도 부담이 있기 때문에 치열하게 회의하고, 하루 종일 그 문제 하나를 갖고 회의를 하기도 한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제작진이 주로 보는 것은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그 사람의 장점이다. 아무리 이미지가 좋고 논란이 없어도 MC로서의 능력이 없다면 섭외가 힘들다. 객원 MC들이 프로그램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을까, 또 어떤 식으로 더 풍성하고 재밌게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다.
▶ 고정이 아닌 객원 MC라면 섭외에 있어서 조금 특수한 상황도 있을 것 같다.- 저희도 출연 MC의 자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고민을 많이 한다. 물론 고정이 아닌 객원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섭외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섭외 자체가 여의치 않다. 고정도 게스트도 아닌 '객원'에 'MC'이기 때문이다. 정형돈 씨가 이미 너무 훌륭하게 해 왔던 부분이 있고, 프로그램이 관심을 많이 받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마음이 있어도 고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프로그램 이해관계와 고정 스케줄이 있어, 타 프로그램 MC가 우리 프로그램에 한 번 나와서 MC를 해주기는 힘들다. 일반적으로 국내에 MC 능력을 갖춘 방송인의 인력 자체가 부족한데 그 안에서도 객원 MC는 찾기가 힘든 고충이 있다.
▶ 그런 어려움 속에서 객원 MC 세 명(장동민·허경환·이수근)은 어떻게 섭외됐는지 궁금하다.- 세 사람은 모두 정형돈 씨가 몸 담았던 KBS의 개그맨 공채 후배다. 서로 잘 아는 관계니까 정형돈 씨를 도와주기 위한 이유도 있어서 고맙게 느낀다. 이수근 씨 같은 경우는 녹화하면서 노력을 했다. 겸손하게 어려워하면서도 재밌게 진행했다.
▶ 아직 정형돈은 잠정 하차인 상태인데, 그러면 이런 객원 MC 기용 과정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 일종의 면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나.- 정형돈 씨의 하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 유예인 상태다. 만약 공백이 길어지면 고정을 찾아야 될 텐데 객원 MC 중에서도 후보가 나올 수 있고 전혀 상관 없는 곳에서 후보가 나올 수도 있다.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바를 알고 있다. 정형돈 씨의 후임을 결정할 때는 그런 기준들이 더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