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당국회담 대표단(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은 당국회담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양측이 심한 입장 차이를 보임에 따라 당분간 냉각기를 가지면서 2차 당국회담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이번 회담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나름 적극적 노력했지만,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 우선합의를 고집해서 접점을 찾지 못한채 회담 끝났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3월이나 4월에 관광 재개를 하면 거기에 맞춰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관광 재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먼저 합의문에 넣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응에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금강산 관광 재개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카드인데도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이산가족 문제와 별개로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겠다는 매우 비전략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1월 말에 가서야 적십자회담과 금강산관광실무회담을 통해 논의하자고 하는 것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 여전히 논의하고 싶지 않다는 한국 정부의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정부가 어렵게 성사된 남북당국회담에서도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북한이 앞으로 다시 당국회담의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이 이번에 열린 첫 당국회담에서 비록 결실을 보지는 못했지만, 서로의 의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나아가 우리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할 수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와 관련해 별도 실무회담이 아닌 남북당국이 만나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전반적인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양 교수는 "북한은 이번에 당국회담인 만큼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를 합의문에 명시하기를 원했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 없이 실무회담에 들어갈 경우 회담이 지연 등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