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화재 진압과정에서 순직한 고 이병곤 소방관의 영결식이 지난 7일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됐습니다.
포승안전센터장인 이 소방경은 밤 7시쯤 화재로 절단된 교량 케이블을 가슴 부위에 맞고 숨졌습니다. 화재현장을 25년을 누빈 베테랑을 비명횡사케 했던 서해대교에는 모래함 이외엔 화재에 대응할 설비가 전무하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방관들은 헬기조차 뜨지 못하는 100m 높이의 화재 현장에 진입하기 위해 주탑 내 승강기를 타고 80m 높이까지 올라가 지상에서 6~7개의 호스를 이어 붙인 소방호스를 로프로 끌어올려서 화재를 진압했다고 합니다.
이 방식은 소방관이 자칫 발을 헛디딜 경우 인명사고로 이어질 뿐 아니라 로프가 끊어져 소방호스가 아래로 떨어지면 순직한 소방관의 경우 같은 인명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은 이 위험천만한 곡예사급의 진압 방식을 계속해서 쓸 수밖에 없습니다. 서해대교 내 고공 화재진압 시설 및 장비가 아직도 없기 때문입니다.
고 이병곤 소방관의 순직 소식이 들려오던 날, 예산심의에서 국민안전처 예산이 지역구 사업등에 밀려 약 140억 원이 줄어들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특수소방장비 보강 33억 원이 전액 삭감됐고, 소방헬기보강 72억 원 역시 전액 삭감 됐습니다. 119 특수구조대 장비 예산 97억 원은 증액이 필요함에도 절반이 삭감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소방관들이 위험에 내몰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일도 많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소방공무원 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소방관의 절반 가까이가 수면장애와 불면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명 가운데 1명은 우울증과 불안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데, 일반인의 거의 20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내년도 예산안에는 소방관들의 정신건강 관리예산 12억 원 역시 삭감되었습니다.
하물며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의하면 소방관이 부상을 당했을 때에도 본인이 직접 돈을 내서 치료하는 경우가 80% 이상을 차지한답니다. 법으로는 공상으로 처리가 될 수 있게끔 했지만 막상 그렇게 처리하면 조직에 손해를 끼친 사람 취급을 하며 인사상의 불이익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상 처리 비율은 17%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안전행정위원회의 자료에 의해서 보면 전국적으로 평균 41%가 소방관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자기 자식이나 남편을 소방관으로 보낼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1년 전, 국민안전처가 신설이 될 때 대통령께서는 소방공무원을 국가 공무원으로 전환해 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약속 당장 지키셔야 합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특별교부세를 통해 소방예산을 확충했다고 해명했는데, 그래봤자 고작 천 억 원이니 소방헬기 스무 대 값도 되지 않습니다. 대구 한 곳에 추가로 쏟아 부은 SOC예산에도 미치지 못하는 푼돈 아닙니까? 그나마 항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소방관들에게 사용될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고 이병곤 소방경은 스스로를 '의로운 독립군들'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이제 우리가 지켜줘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