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2년이 걸린 그들의 첫 골든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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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의 시간을 기다려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유한준(왼쪽)과 김재호. (사진=넥센 히어로즈/두산 베어스 제공)

 

힘든 시간이 반복됐지만, 참고 버텼다. 평범한 선수로 끝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흘린 땀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골든글러브를 받기까지 걸린 기간은 정확히 12년. 12년 동안 너무나도 받고 싶었던 골든글러브를 드디어 품에 안았다.

8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 골든글러브 시상식.

선수들은 하나 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수상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부분 경쟁자들을 지목하는 여유도 보였다. "축제니까 즐기러 왔다"는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유독 긴장한 표정의 두 선수가 있었다. 둘은 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12년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유한준(케이티)과 김재호(두산)다. 유한준은 "진심으로 받고 싶지만, 잘 모르겠다. 내 이름이 호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김재호 역시 "시상식에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팀에 기여했다는 것이기에 기분이 좋다. 시상식에 왔으니 상을 받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유한준은 2004년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군 복무를 마친 2010년부터 넥센 주전 자리를 꿰찼지만,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2010년 타율 2할9푼1리를 기록한 뒤 2013년까지 그 성적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런 유한준이 2014년부터 달라졌다. 루틴의 중요성에 눈을 뜨면서 성적도 급격히 상승했다. 타율 3할1푼6리에 생애 처음으로 20홈런을 쳤다. 그리고 올해 타율 3할6푼2리 23홈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188안타는 올해 최다 안타다. 최형우(삼성), 이용규(한화) 등 쟁쟁한 선수들도 놓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충분히 받을 만한 성적표였다.

유한준은 "굉장히 받고 싶었던 상이었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 받은 거라 더 감회가 새롭고 기쁘다"면서 "아낌 없이 응원해준 넥센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루틴의 중요성과 루틴을 통해 나만의 야구 색깔을 입혀준 염경엽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는데 내년에도 이 자리에서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른다섯의 나이에 케이티와 4년 60억원이라는 FA 계약, 그리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유한준의 2015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김재호도 2004년 두산에 입단했다. 유한준보다 4살 어리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로 뛰어들어 입단년도는 같다. 역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2009년부터 손시헌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혔다. 흔히 말하는 백업이었다.

기회는 찾아왔다. 손시헌이 FA 자격으로 NC로 이적하면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올해 성적은 133경기 타율 3할7리. '프리미어 12'에서는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도 활약했다. 결혼까지 앞두고 있어 골든글러브는 신부에게 안기는 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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