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영장집행' 경찰, 하룻만에 강공모드 돌입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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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이 8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을 방문해 자진퇴거를 요청하고 불응 시 법적 절차에 따라 영장집행 할 것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경찰이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강제 집행을 선언한 것은 법집행 주무기관인 경찰로서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8일 오후 "한상균 위원장의 도피 행위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24시간 이내에 경찰 체포영장 집행에 순순히 응할 것을 마지막으로 통보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조계사를 방문해 한 위원장에 대한 영장집행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이후 경찰 최고 수장인 강신명 청장까지 한 위원장을 압박함으로써 영장 강제집행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강 청장은 전날만 해도 "강제 집행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경찰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만큼 여러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룻만에 강공 모드로 돌아선 데는 정부 여당과 조계사 신도회, 일부 보수 단체들의 비판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노동 개혁 5대 법안의 연내 통과를 강조한 것도 경찰의 방향 선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도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위원장을 당장 검거하지 않으면 경찰청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상균 위원장은 신성한 종교 뒤에 숨지 말고 스스로 나와서 모든 것을 국민 앞에 사죄하라"며 고삐를 바짝 당겼다.

조계사에서 은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강신명 청장은 "어제 하루동안 (자진 퇴거) 기대를 가졌는데 더이상 저희들이 시간을 갖기에는 국민적 여론이나 경찰의 명예가 손상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법집행 기관으로서 경찰의 본질에 의구심이 일어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교시설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부담으로 한 위원장의 결단을 끝까지 기다렸지만 더이상 다른 방법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조계사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스님이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위원장의 자진출두를 기다려야 한다"며 "모든 노력을 다 할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기다릴만큼 기다렸다는 입장이다.

강 청장은 "조계사 의견과 관계없이 반대하더라도 24시간 이후 강제 집행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강 청장은 이어 "어제부터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했지만 조계종과 민주노총, 그리고 한상균 위원장의 페이스북 글 등을 종합한 결과 스스로 영장집행에 응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고 강제 집행 예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강 청장은 24시간 내에 한상균 위원장이 진정성 있는 입장 변화를 보이면 조계사 경내 강제 진입을 유보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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