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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투표 디테일 전쟁…親朴 '과반' vs 非朴 '오차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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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親朴 살리자고 수도권 非朴 다죽인다" 반발 확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서청원 최고위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지도부가 7일 내년 총선 공천에서 결선투표를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실시 조건을 놓고 벌써부터 계파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친박계는 1차 경선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모두 결선투표 실시, 반면 비박계는 1, 2위간 표차가 오차범위 이내일 때만 실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 친박·비박 결선투표 실시 조건 놓고 디테일 싸움

새누리당 지도부가 6일밤 서울 용산구의 한 음식점에서 공천룰 등을 논의하기 위한 만찬회동을 갖고 있다.(왼쪽부터 새누리당 이인제, 서청원 최고위원, 김무성 대표, 김태호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 김을동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 이정현 최고위원) (사진=원유철 원내대표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6일 저녁 서울 용산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갖고 내년 총선 공천룰과 관련해 결선투표 도입에 합의했다.

결선투표는 총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1차 투표 뒤 1, 2위를 추려 2차 투표에서 양자 대결을 펼쳐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제도다.

친박계는 그동안 정치신인 등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결선투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회동에서 친박계는 김 대표 측인 황진하 사무총장을 공천특별기구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결선투표 도입을 관철시켰다.

일단 양측이 결선투표 도입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실시 조건을 둘러싸고는 벌써부터 의견차가 큰 상황이다.

친박계는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하는 후보자가 없을 경우 1, 2위를 추려 결선투표를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현역 프리미엄이 있다고 하더라도 후보자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과반 이상 득표가 어렵다는 점에서 친박계의 주장대로라면 결선투표 지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를 실시할 경우 1차 투표 뒤 1위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표 몰아주기를 할 수 있어 1위를 차지한 현역 의원을 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비박계는 1차 투표에서 1, 2위의 표차가 3~5% 정도의 오차범위 내에 들어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우에만 결선투표를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1차 투표에서 인지도가 월등한 현역 의원과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을 벌일 후보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결선투표 실시 지역 자체가 적어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면충돌 끝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결선투표는 TK 물갈이 포석?

친박계가 결선투표 실시를 주장해온 이유는 대구·경북(TK) 지역 물갈이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결선투표 실시가 TK지역 현역의원 물갈이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박(眞朴)·가박(假朴) 논란이 한창인 TK지역에서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면충돌 끝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과 유승민계에 대한 물갈이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편승해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현 정부에서 청와대와 정부에 몸담은 인사들이 잇따라 진박을 자임하며 TK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결국 이들 친위대에 길을 열어주기 위한 한 방법으로 결선투표제 도입을 친박계가 주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 지역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친박계 인사는 "정치신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는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면서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비박계 주장대로 오차범위 내에서만 결선투표를 하자는 것은 현역 프리미엄을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이라며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절대적인 TK지역에서는 1차 투표에서 비박계 현역 의원이 1위를 차지하더라도 결선투표에서 나머지 친박계 후보가 연대할 경우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다.

◇ "차라리 전략공천을 해라" 비박계 반발 고조

이같은 이유로 비박계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김 대표가 결선투표 도입에 합의한 것에 대한 반발 기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지역의 한 비박계 현역의원은 "대통령 선거에서도 2천만표 중에 10표 차이로 이겨도 승리인데 왜 결선투표를 하려는지 모르겠다"면서 "차라리 전략공천을 하자고 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수도권에 주로 포진하고 있는 비박계 역시 결선투표에 대해 불만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1차투표에 결선투표까지 2차례에 걸쳐 경선을 실시하면 과열양상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시말해 2차례 경선을 거치면서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던 새누리당 지지자들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고 그 결과 수백에서 수천표 차로 승부가 결정되는 본선에서 적전분열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수도권의 한 비박계 의원은 "텃밭인 영남 지역은 문제가 없겠지만 수도권은 표가 갈리는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면서 "특히 (결선투표 실시 조건을) 과반으로 하게 되면 영남 지역 친박 살리자고 수도권 비박 다 죽이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처럼 결선투표 도입, 그리고 그 실시 조건과 관련해서도 양측간 이견이 큰 가운데 친박계에서는 '현역 컷오프(cut-off)'와 '전략공천'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어 향후 공천룰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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