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최인수 기자)
충북에서 벤츠 구입차가 도입 5년 만에 자취를 감추게 됐다.
도입에만 16억 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를 들였지만 애물단지가 되면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으로 전락했다.
2009년 옛 소방방재청이 충북의 8개 소방서에 배치한 벤츠 구급차.
병원과 원격 영상 연결이 가능한 중환자용 구급차가 필요하며 차량 한대당 일반 구급차보다 3배 이상 비싼 2억 원이 투입됐다.
벤츠구급차 내부(자료사진/최인수 기자)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원격 영상 진료 장비는 현장에서 무용지물이었다.
통신 시스템이 국내 표준과 달라 병원과 연결하는데만 5분씩이나 걸리다보니 이 시간이면 이미 병원 도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충북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환자를 싣고 난 뒤 장비 연결에만 5분이 걸리다보니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며 "원격 영상 장비 때문에 벤츠 구급차를 도입했지만 사실상 지금은 일반 구급차나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벤츠 구급차는 현장 실용성에 있어서도 낙제점에 가까웠다.
일반 구급차보다 차체의 폭과 높이, 길이까지 최소 10cm 이상 크기 때문에 좁은 골목이나 낮은 터널은 진입조차 어렵다.
이로 인해 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었지만 비싼 부품비와 원거리 수리 등으로 인해 보험료 부담도 일반 구급차보다 한 해에 5~600만 원이 더 들 수밖에 없다.
7일 충청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5년 동안 도내에서 8대의 벤츠 구급차의 유지비에 사용된 예산만 1억 4,000만 원에 달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소방본부는 내년까지 벤츠 구급차를 현장에서 퇴출시킬 예정이다.
올해 안에 6대를, 내년에는 남은 2대까지 교체할 예정이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벤츠 구급차는 현장에서 사라지게 됐지만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 막대한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