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30일부터 소주 출고가격을 5.62% 인상한 가운데 여타 경쟁 소주업체는 물론 맥주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인상 요인은 마찬가지인데 소주 매출 1위 업체가 가격 인상 '총대'를 멘 상황에서 슬그머니 따라가자는 분위기가 있는가 하면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가격인상에 동참했다가 오히려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이외에 롯데주류와 무학 등은 아직 소주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업체는 일단 3년 만에 병당 961.70원에서 1천15.70원으로 출고가격이 54원 오른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360㎖)의 판매 추이를 보고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이슬 출고가격이 오른 가운데 대형마트와 음식점에서의 가격 인상 폭도 관심거리다. 업계에선 3년 전 소주 가격이 8%가량 올랐을 때 대형마트의 인상 폭이 100원 정도였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80∼100원 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음식점에서는 이번에 참이슬 가격이 1천원 가량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소비자의 선호 여부에 따라 음식점별로 인상 폭을 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와 무학 역시 하이트진로와 같은 이유로 소주 출고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맥주가격의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소주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유명 수입 맥주들이 국내에서 대거 할인 판매되는 등 국산 맥주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섣불리 가격을 올리게 되면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맥주 가격 역시 오랜 기간 올리지 않았고 인건비 등의 상승에 따라 인상시기가 됐다고 보고 있으나 국내 맥주업체들이 선뜻 인상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빈병의 취급 수수료와 보증금 인상을 계기로 소주와 맥주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환경부가 내년 1월 21일부터 빈 병의 취급 수수료와 보증금을 올리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주의 빈병 취급 수수료와 보증금은 17원, 60원으로 오르며 맥주는 각각 14원, 80원 인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