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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집필진' 이어 '편찬기준'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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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30일 발표하려다 연기…'건국절 반영' 등 막판 쟁점

 

정부가 숨가쁜 속도로 국정 교과서를 밀어붙였지만, 막상 실무 단계에선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역사학계와 교육계의 참여 거부 속에 간신히 집필진 구성을 마쳤지만, 이번엔 교과서 서술 기준과 원칙을 담는 '편찬기준'이 문제다.

당초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30일 편찬기준을 확정해 발표한 뒤, 곧바로 집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김정배 위원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이달말에 편찬기준안이 나오게 될 것이며, 제가 그때 '이러이러한 편찬기준에 따라 교과서가 집필된다'는 걸 직접 브리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편은 다음주초로 편찬기준 발표를 연기했다.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쟁점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되면 내년 11월까지 마무리짓기로 한 교과서 집필 기간은 한층 더 짧아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턱없이 짧은 집필 기간이 짧아지면 그 완성도 역시 떨어질 개연성이 높은 건 물론이다.

국편이 검토중인 '쟁점' 가운데는 특히 대한민국 수립을 언제로 볼 것이냐는 문제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을 대한민국이 수립된 해로 명시하고 있는데도,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 3일 국정화 고시를 확정 강행하면서 "1948년 8월 15일이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뉴라이트의 건국절 주장에 힘을 실었다.

또 "민주화뿐 아니라 산업화의 공과를 왜곡없이 객관적으로 서술하겠다"고 강조한 걸 두고도 '친일 군사독재 미화'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배 위원장이 "이런 내용들을 모두 편찬기준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만큼, 가뜩이나 '밀실 편찬' 비판을 받고 있는 위원회가 또한번의 무리수를 강행할 것이란 우려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편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준비중이던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을 토대로 편찬기준을 만들고 있다. 초안이 완성되면 교육부가 구성한 '교과용도서 편찬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날 현재까지 47명의 교과서 집필진, 또 20명 안팎의 편찬심의위원 가운데 면면이 공개된 사람은 고대사 대표집필을 맡은 이화여대 신형식 명예교수 단 한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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