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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아, 문·박·안 연대가 아니고...'세대교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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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자료사진)

 

문재인호의 새정치민주연합이 회생할 길은 있는가? 문(문재인)·박(박원순)·안(안철수) 연대가 이뤄지면 새정치연합을 옥죄고 있는 혼란의 사슬을 끊고 총선 승리의 길로 갈 수 있는가?

단언컨대 없다.

27일 “안철수 의원의 문·박·안 체제가 당 혁신을 실현하고 당의 단합으로 가는 길”이라는 새정치연합 초재선 의원 48명의 주장은 나름대로는 현 상황을 발등에 떨어진 불로 인식한 발로이지만 허공을 향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몸부림을 그렇게 표현한 것에 다름 아니다.

시절 좋을 땐 ‘물러나라’, ‘죽여라’만 외쳤던 그들이 이제는 안철수 의원에게 제발 돌아와 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1%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안철수 의원에 대한 구애에 앞서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들임을 실토하고 그동안의 잘못과 책임에 대한 고해성사가 먼저였다. 지금도 근원적인 문제는 제쳐둔 채 현실 모면적인 방책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48명 중 절반 이상이 내부 ‘총질’과 ‘패싸움’에 능한 인물들로 인적혁신과 물갈이의 대상이라고 아니할 수 있는가? 국민은 이미 그들에게 심판의 여론을 안겼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핀셋으로 뽑아 낼 것이다.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2/3이상이 바로 이런 의원들과 성향이, 행동양식이 비슷하다. 이런 최고위원들을 가지고선 세종대왕이, 당태종이 당 대표라 할지라도 당을 제대로 이끌 수가 없다. 의문시되는 문재인 대표의 지도력, 정치력, 정무적 판단력과는 또다른 차원의 문제다. 최고위원 중에 걸출한 정치인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 모양, 이 지경으로 막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고위원회의만 열었다 하면 사단이 벌어진다. 김현미 의원은 문 대표 비서실장 시절 “최고위원들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 터져버릴 것 같다”면서 “이렇게 구성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인물들만 모아놯다”고 한탄했다.

안철수 의원의 행보도 답답하기는 문재인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가장 본받아야 할 정치인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이다. YS의 정무적 판단력과 결단력, 추진력을 닮은 데라곤 찾아보기 힘들다. 잘한 결정이든, 잘못한 선택이든 밀어붙이는 뚝심은 온 데 간 데 없다. 어떤 때는 큰 판을 흔들어야 함에도 꼼수를 쓴다. 특히 이미 한물 간 단어인 '혁신'이라는 단어만 입에 물고 산다. 혁신이 마치 전가의 보도라도 된 것 같다. 문 대표가 혁신이라는 말을 하면 할수록 혁신의 가치는 떨어진다.

문 대표의 문·안·박 연대 제안도 그렇지만 그걸 놓고 재고 또 재고 숙고하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 결기란 그의 말 속에만 담겨 있는 듯하다. 29일 역제안을 할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지만 그러면 더 초라해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승낙이냐, 거절이냐의 결단의 시점이지 역제안을 할 때가 아니다. 그러니 당 대표 시절 내내 친노와 운동권 세력에 의해 끌려다녔고 박근혜 대통령과 맞서봤자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었다.

문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가 당 내 기득권 세력에 의해 쓰러지더라도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 50%="" 이상을="" 물갈이하겠다="">고 선언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정치를 하는 것이 후일을 도모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그런 시도라도 하다가 하차하면 국민은 그 결정과 정당성, 시대정신에 박수라도 칠 텐데...그들에겐 그럴 용기도, 결기도 보이질 않는다.

50% 인적쇄신이라는 '대과업' 추진하기 위해선 자신의 손발을 먼저 잘라야 하는데 문 대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주변은 이미 '친문' 세력들이 삼중사중의 울타리를 치고 있으며 야권의 기득권을 결코 내려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없으면 문재인은 없다’는 논리를 들이대면서... 내년 4월 총선에서 패하면 문재인 대표도, 친노도 역사에서 퇴장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소중한 하루하루를 허비하고 있다.

따라서 안철수 의원이 문·박·안 연대 제안을 수용하든, 거절하든 문·박·안 연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혼란상과 내상을 치유할 묘책이 못 된다. 수락할 경우 안철수 전 대표도 그 풍랑에 휘말려 존재 가치가 퇴색할 것이다.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중진의원들도 한가하기는 매한가지다. 자신들의 기득권 내려놓기는 아예 들은 체도 하지 않으면서 통합만이 살길이라고 외친다. 이미 쪼개져버린 바가지를 어떻게 꿰매 민심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비책은 제시하지 않고, 실제로 통합을 위한 정치적 행위도 하지 않으면서 말만 앞세운다. 공자도 “말을 그럴 듯하게 잘 하는 사람은 실행력이 없으니 경계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지금 야당엔 그런 중진 의원들이, 초재선 의원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백약이 무효인 야당에 그마나 한 줄기 빛이 보인다. 오영식 최고위원이 27일 사퇴하며 세대교체를 언급했다. 오 최고위원은 “문·안·박 연대를 넘어 당의 새로운 세대교체형 리더십을 창출해 낼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안·박 체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왔다.

이미 계파의 수장이 된 60-70대 정치인들이 전략적인 결단에 의해 2선으로 빠지는 대신 당 지도부를 40-50대 유망 정치인들로 꾸리자는 세대교체론이다. 현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기에 오영식 최고위원의 제안은 신선하다.

안철수 의원이야말로 세대교체론 기수다. 또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의원, 송영길 전 인천시장, 이인영 의원, 김영춘 전 의원 등이 이미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왔어야 했다. 그것도 집단적으로...그러나 그들은 세대교체론, 정치권의 전면적 인적쇄신을 거론하지 않았다. 통합적 선대위 구성이나 통합전당대회론을 들먹였다. 당권을 잡기 위한 행보처럼 보이게 하는 ‘우’를 범했다. 아직은 찾잔 속의 태풍에도 못 미친다.

야권 내 50대들이 구당 차원의 세대교체 깃발을 올리지 않는 한 국민은 야당을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그들끼리 지지든 볶든 새 흐름을 만들려는 몸부림이라도 있어야 야당 지지자들의 관심을 끌 것 아닌가? 천정배 신당을 주춤거리게 할 카드다. 문·안·박 같은 낡고 신선함도 없는 구시대적 연대틀로서는 침몰하는 야당의 둑을 막기는커녕 내홍을 심화시킬 뿐이다.

세대교체론의 필수 요건은 '용기'다. 현 야당 의원들이 말로는 그토록 존경한다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용기로 무장하지 않았다면 죽음의 사선을 넘지 못했다. 큰 울림을 남기고 떠난 김영삼 전 대통령도 무모하리만치 용기를 보여줬기에 사후에 그를 칭송하는 것이다. 암흑의 시절인 1979년 “박정희 정권은 곧 무너질 것”이라거나 1983년 “전두환이 민주화의 길을 막지 못해”라는 발언은 YS 용기의 백미다.

용기 있는 자만이 야당의 내일을 기약할 수 있고, 차세대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다. 지혜를 바탕으로 한 용기를 겸비한 자만이, 욕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을 간직한 자만이 그 길을 갈 수 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동지들이 모일 것이다. 한가지 팁이라면 호남에서 지지(호남 출신 제외)를 받는 사람이 지도자 반열에 오를 것이다.

새로운 지도자 탄생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야당 지지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정치인은 과연 나올 것인가?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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