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가 실제 도로를 달리는 시연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LTE 통신망을 이용해 400㎞ 떨어진 곳에 있는 드론(무인항공기)을 조종하는 기술도 처음 선보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22일 오전 서울 코엑스 앞 특설무대에서 자율주행차와 드론을 국내 최초로 실외에서 시연하는 '미래 성장동력 챌린지 퍼레이드'를 마련했다.
자율주행차와 드론은 정부가 선정한 미래 성장동력 19대 분야 중 하나다. 이번 시연 행사는 '2015 창조경제박람회'(26∼29일 코엑스)의 사전 행사로 마련됐다.
자율주행차 주행 시연에는 현대자동차[005380](제네시스)와 7개 대학팀(국민대·건국대·계명대·서울대·성균관대·KAIST·한양대)이 제작한 자율주행차가 참여했다.
영동대교 북단을 출발한 자율주행차는 영동대교 남단∼영동대로∼코엑스까지 3㎞ 구간을 운전자 없이 혼자서 주행하며 11개의 미션을 수행했다.
속도제한 교통표지판을 인식하고 이에 맞춰 주행하기, 차선 인식 및 차선 유지, 신호등 인식·정지·주행, 자동 차선 변경 및 승객 탑승, 보행자 인식·정지·출발, 정지차량 회피, 수신호 인식, 교통체증 인식, 긴급차량에 차선 양보 등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를 실증한 것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현대차의 제네시스 자율주행차에 올라 경기고에서 코엑스 특설무대까지 1.5㎞를 시승해 이동했다.
국내에서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심 내 도로를 주행한 것은 처음이다.
드론 시연에는 세종대·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숨비·엑스드론·니어스랩 등 3개 기업이 참여했다.
우선 국내 최초로 LTE 통신에 기반해 400㎞ 떨어진 곳에서 드론을 원거리 제어하며 송·수신하는 기술이 시연됐다. 한반도 최남단인 제주도 마라도에 위치한 LTE 드론을 서울 코엑스에서 실시간으로 조종해 택배를 배달하고, 드론에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마라도의 영상(풀HD급)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미래부 관계자는 "한국의 뛰어난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드론 기술의 새 대안을 제시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새로운 드론 기술과 시장을 개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디자인한 '3D 프린팅 드론' 5대가 일사불란하게 무리를 이뤄 실외에서 군집비행하는 기술도 처음으로 시연됐다.
이 기술은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포메이션에 따라 드론 5대가 배치를 바꿔가며 떼를 지어 비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 명의 조종자가 넓은 지역의 재난을 탐사·감시할 수 있다.
드론이 탑재된 영상처리 프로세서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차량의 형태를 분석하고 표적인 자율주행차를 찾아내는 추적 미션과 드론이 링고리를 던지는 미션을 수행하는 기술도 시연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그동안 법률적·제도적 장벽 때문에 연구실·실험실 안에 갇혀 있던 자율주행차·드론이 처음으로 바깥에 나와 성능과 기술을 시연한 행사"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GPS 수신이 어려운 고층빌딩 환경이나 실험실과 다른 실제 도로에서 그동안 실험한 기술을 실증하며 문제점과 한계를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게 미래부 설명이다.
미래부는 또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차·드론의 기술 개발을 가로막는 제도적 애로사항과 규제를 찾아냈으며 앞으로 유관부처 간 협력을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차 퍼레이드는 창조경제박람회 마지막 날인 29일 코엑스 앞 특설무대에서 다시 한 번 마련된다.
또 미래부는 창조경제박람회 기간 행사장인 코엑스 안에서 일반인이 자율주행차를 시승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관람객들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스포티지 자율차를 탑승·시승하고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이 차를 호출하거나 주차시킬 수도 있다.
시승을 희망하는 사람은 창조경제박람회 홈페이지(creativekorea-expo.or.kr)에서 미리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