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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에이스는 없다, 대신 불펜의 힘으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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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대표팀 키플레이어 맞죠?" 차우찬이 중간 계투로 나와 장원준 다음으로 많은 9이닝을 소화했다. 실점은 고작 1점이다.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일본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한국전에만 두 차례 등판해 13이닝 동안 단 3개의 피안타만 내줬다. 당연히 실점은 1점도 없었다. 160km가 넘는 강속구에 140km대 후반 포크볼, 여기에 슬라이더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타자들을 잠재웠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탐낼 만한 압도적 구위였다.

반면 한국은 오타니 같은 압도적 에이스가 없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은 어깨 수술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통제로 참가 자체가 불가능했고, 평균자책점 1위 양현종(KIA)도 부상을 이유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일본과 4강전까지 '프리미어 12'에서 한국이 치른 경기는 총 7경기. 그 중 선발 투수가 5이닝 이상을 버틴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 장원준(두산)의 7이닝 1실점, 베네수엘라전 이대은(지바롯데 마린스)의 5이닝 2실점이 전부다. 선발 투수 무실점 경기는 한 차례도 없었다.

*한국 선발 투수의 프리미어 12 기록

일본전 김광현 2⅔이닝 2실점
도미니카공화국전 장원준 7이닝 1실점
베네수엘라전 이대은 5이닝 2실점
멕시코전 이태양 3이닝 2실점
미국전 김광현 4⅓이닝 2실점

8강 쿠바전 장원준 4⅔이닝 2실점
4강 일본전 이대은 3⅓이닝 3실점(1자책)

하지만 한국은 4강에서 일본에 짜릿한 4-3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안착했다. 오타니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지만, 뒷심으로 버텼다. 오타니가 내려가자 점수를 뽑아내며 결승까지 올라갔다.

불펜의 힘이었다.

사실 불펜도 의문이 많았다.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임창용과 안지만(이상 삼성)이 빠졌다. 최강 마무리 오승환(한신 타이거즈)도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정대현(롯데)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표팀 경험이 거의 없었다.

한국의 이번 대회 7경기 실점은 19점. 선발 투수의 성적이 30이닝 14실점이었으니 불펜은 나머지 31이닝 동안 단 5실점만 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1.45에 불과하다.

그 마저도 일본과 개막전 3실점을 빼면 이후 6경기는 2실점만 했다. 여기에서 멕시코전 임창민의 비자책 실점을 빼면 6경기에서 자책점은 고작 1점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불펜이었다.

차우찬(삼성)은 9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4경기 9이닝을 던지면서 선발 장원준(11⅔이닝) 다음으로 많이 던졌다. 또 베테랑 정대현이 4⅓이닝 무실점, 이현승(두산)이 2⅔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확실하게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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