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이동국과 이근호(사진 오른쪽부터) [사진 제공/전북 현대]
프로축구 K리그 무대를 2년 연속 평정하고 명문 구단 대열에 당당히 오른 전북 현대는 여유와 웃음이 넘쳤다.
전북 현대는 18일 오후 전라북도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우승을 기념하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전북 현대의 간판 스타 이동국과 이근호가 선수를 대표해 기자회견에 임했고 이어 최강희 감독이 참석해 우승에 대한 소감과 하고픈 말들을 전했다. 2시간이 넘게 이어진 기자회견을 통해 나온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재미있었던 '말말말'을 중심으로 정리해봤다.
◇"K리그 통산 200골과 ACL 우승 중 하나만 고르라면?"
이동국에게 어려운 질문이 주어졌다. K리그 통산 180골을 기록 중인 이동국. 전무후무한 통산 200골 기록과 숙원으로 여기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중 더 원하는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이동국은 방송인(?)답게 놀라운 순발력을 발휘했다. "ACL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그해에 몸 상태가 좋을 것이고 그렇다면 K리그에서도 많은 골을 넣고 있지 않을까?"라고 답하며 웃었다. 멋진 대답이었다.
◇"카타르 애들이 전북 클럽하우스 보고 대표팀인 줄 알았대요" - 이근호카타르에서 뛰다 온 이근호는 전 소속팀 동료들과 화상통화를 하면서 전북 현대의 시스템을 자랑한 적이 있었다. "나 이런 데서 뛴다"며 이근호가 영상을 보여주자 카타르 동료들은 "한국에 이런 시스템이 있느냐", "대표팀인 줄 알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감독님 때문에 열심히 웨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 이동국최강희 감독은 오는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남FC와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4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차면 선수들의 상의를 벗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동국에 따르면 요즘 선수들은 전주시에 홍보하러 다니랴, 좋은 몸매(?)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랴 바쁘다. 최강희 감독은 그래도 "하의는 안된다"며 나름 선수들을 배려(?)했다.
◇"인기요? 동국이 형 없으면 괜찮은 것 같아요" - 이근호
시즌 도중 전북 현대에 합류한 이근호는 전주시를 비롯한 지역에서 누리는 선수들의 인기에 깜짝 놀랐다. 그는 "며칠 전에 전북대학교로 행사를 나갔는데 무슨 연예가중계나 게릴라 콘서트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그 정도로 둘러싸였다"며 눈의 휘둥그레해졌다고.
◇"누구나 알 수 있는 브랜드의 시계에 전북 엠블렘이 박혀 나온다면…"대망의 K리그 2연패를 달성한 전북 현대 선수들. 구단이 주는 보너스 외에도 특별한 우승 선물을 바라는 마음이다.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이동국은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안 그래도 어제 선수들이 식사하면서 그 얘기를 했다"고 고백했다. 이근호는 "30명이 넘다보니 각자 원하는 게 달랐다"고 거들었다. 이동국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브랜드의 시계에 전북 엠블렘이 박혀서 나온다면 의미있을 것 같은데 맨유도 아니고 그런 게 가능할까 농담이 나왔고 중동에서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는데 차를 한대씩 준다고,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농담도 있었다. 또 우승 선물인 자동차 30% DC는 현대차만 가능한가 기아차는 안되나 이런 얘기도 나왔다"며 웃었다. 농담이라고는 하지만 농담 같지는 않았다.
◇"아빠가 25년 만에 얻은 것을 대박이는 1년 만에…" - 이동국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대박이 아빠'로 더 유명한 이동국. 그는 "나를 대박이 아빠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다. 아빠가 25년 동안 축구 해서 얻은 것을 애는 1년 만에 얻은 것 같아 샘나기도 한다"며 웃었다. 최강희 감독은 "동국이가 요즘 사인회를 가면 많이 섭섭해 한다. 자기보다 대박이가 더 유명하다고. 사인하면서 계속 궁시렁 대더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