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농민 혼수상태 지속…"코뼈 함몰에 안구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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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명 중상… 집회참가자 51명 피검

14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전남 보성군 농민회 백남기(69) 씨에게 경찰이 멈추지 않고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도중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머리 등을 다친 농민 백남기(69)씨가 여전히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5일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평화행진을 봉쇄하고 살인진압을 강행했다"며 경찰을 규탄했다.

백씨는 전날 저녁 6시 50분쯤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백씨는 머리를 땅에 심하게 부딪힌 뒤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병원 등에 따르면 백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traumatic SDH)로 혼수상태에 빠져 전날 밤 10시쯤부터 4시간여에 걸친 수술을 받았지만, 별다른 차도 없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본부 관계자는 "머리에 피가 고여 뇌압이 높기 때문에 붓기가 빠지기만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 외에도 물대포에 맞아 코뼈 등이 함몰되고 안구에도 이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소강상태에서 갑자기 물대포가 백씨의 발부터 가슴까지 쏘기 시작해 백씨가 2~3m 뒤로 밀려 넘어졌다"며 "경찰은 백씨가 넘어진 뒤에도 백씨는 물론, 백씨를 구조하려던 사람들에게도 물대포를 조준사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쓰러진 백씨의 귀와 입, 코 등에서 피가 흐르고 의식이 없어 119 구급대를 부르고 구급조치를 했다"며 "계속 물대포를 쏴서 6명 정도 모여 백씨를 안고 뒤로 3, 40m 대피했다"고 말했다.

전날 집회에서는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백씨 외에도 40세의 한 남성이 물대포를 맞고 넘어져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20대 학생이 오른팔에 골절과 함께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는 등 10여명의 중상자가 발생했다.

의료 지원을 맡고 있는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다른 참가자들도 이가 부러지거나 각종 열상, 염좌, 타박상 등을 입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며 "피부 및 안구 손상자는 너무 많아 수천명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인체에 매우 위험한 물질인 파바(PAVA)가 물대포에 섞여 살포되거나 분무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 도중 경찰 한 남성이 기자 등을 사칭하다 기자회견 참가자에게 붙잡혀 사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남성의 수첩에서는 "VIP 미국 순방" 등의 문구가 발견돼 경찰 정보관이라는 의혹을 받았지만, 해당 남성은 자신이 농림축산식품부 김모 과장이라며 "백씨의 쾌유를 빌기 위해 개인적으로 참석했다"고 주장한 뒤 기자회견 자리를 빠져나갔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집회현장에서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집회 참가자 남성 44명, 여성 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훈방조치된 고등학색 2명을 제외한 49명은 서울 동작, 구로, 강서, 양천, 강동, 수서, 서초경찰서 등으로 나눠 옮겨져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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