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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초 만에 펑펑' 완벽했던 LG의 초반 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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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LG, 삼성 꺾고 5연패 탈출…시작과 함께 21점 연속 득점

창원 LG의 5연패 탈출을 이끈 김종규와 트로이 길렌워터 (사진 왼쪽부터) [사진 제공/KBL]

 

'9.6초' 만에 끝난 승부였다.

격투기가 아닌 농구 경기가 물리적으로 9.6초 안에 승부가 날 수는 없다. 그러나 창원 LG는 9.6초 안에 승부를 걸었고 서울 삼성은 그 짧은 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LG는 11일 오후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경기 시작 7분 만에 전광판에 '21-0'이라는 놀라운 스코어를 찍었다. LG가 21점을 넣는 동안 삼성은 단 1점도 올리지 못한 것이다. 풋볼 스코어가 아니다. 농구 스코어다.

LG가 21점을 기록하는 동안 평균적으로 소요된 공격 시간은 9.6초다. 공격권을 확보한 시점부터 슛을 성공한 시점까지의 평균 시간이 9.6초라는 의미다. 농구에서의 공격 제한 시간은 24초다.

LG의 '얼리 오펜스(early offense)'는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충분히 패스를 돌리고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 조직적인 농구라는 시선이 있다. 기회를 엿보는 과정에서 초반에 슛 기회가 생겨도 적극적인 공격보다 패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적잖은 이유다. 속공이 차단된 뒤 상대의 수비 전열이 완전히 가다듬어지기 전에 시도하는 공격을 '얼리 오펜스'라고 하는데 실패시 '무리다', '성급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LG는 삼성의 수비가 숨을 돌릴 틈을 주지 않았다. 하프코트를 넘어와 슛 기회가 생기면 남은 공격 제한 시간이 몇 초인지 신경쓰지 않고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했다. LG의 공격성에 삼성은 당황했다.

김종규가 1쿼터에 올린 자유투 2득점을 야투 1개로 본다면 LG는 21-0으로 앞서나가는 과정에서 총 9개의 야투를 성공시켰다. 그 중 수비리바운드를 잡고 공격을 개시한지 8초 이내에 성공시킨 야투가 무려 5개나 된다.

그런데 무리한 공격은 없었다. 짜임새가 좋았다. LG가 첫 21점을 쌓는 동안 어시스트가 동반되지 않은 야투 성공은 한 번도 없었다.

LG의 첫 득점은 양우섭이 만들어냈다. 신인 가드 한상혁이 어시스트를 했다. 중간 과정에는 김종규가 있었다. 양우섭이 오른쪽 베이스라인에서 김종규의 스크린을 받고 베이스라인으로 빠지는 찰나에 한상혁이 반대쪽 45도에서 크로스 패스를 건넸다. 완벽한 타이밍의 움직임과 패스는 완벽한 오픈 기회를 열었다.

LG의 공격은 점점 더 빨라졌다.

하프코트를 넘어오자마자 3점슛 라인에서 공을 잡은 김종규가 반대쪽 45도를 향해 강한 패스를 뿌렸다. 막 중앙선을 넘어온 트로이 길렌워터가 3점슛을 터뜨렸다. 다음 공격에서는 양우섭이 빠르게 치고들어와 오른쪽 45도에서 멈췄다. 따라오던 기승호가 3점슛 라인까지 오자 옆으로 살짝 패스를 내줬다. 기승호의 3점슛이 터졌다.

레이업을 시도하는 창원 LG의 가드 양우섭. 그의 적극성과 정확한 판단력은 21점 연속 득점의 발판이 됐다 (사진 제공/KBL)

 



작전타임 이후 두 번째 공격에서 LG의 양우섭이 왼쪽 45도에 위치했다. 템포를 늦추는듯 보였지만 바로 옆에 따라온 길렌워터에게 토스하듯이 패스했다. 길렌워터는 다시 3점슛을 꽂았다.

수비 성공 후 길렌워터의 첫 3점슛이 터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8초, 기승호의 3점슛과 길렌워터의 두 번째 3점슛은 각각 5초와 6초가 걸렸다. LG의 공세는 점점 더 빨라졌고 삼성은 점수 차가 벌어질수록 성급하게 공격에 임했다.

속공을 막는 삼성의 트랜지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공격 실패 후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 자체는 크게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속공을 저지한 후 5대5 수비의 전열을 가다듬은 속도가 너무 느렸다. 정돈이 되지 않은 수비 대형은 적극성으로 무장한 LG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수비 농구의 대가인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은 "백코트를 할 때는 중앙선을 넘어오는 순간 각자가 자신의 마크맨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속공은 물론 상대가 빠르게 공격을 시도할 때도 대응이 가능하다. 삼성은 그게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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