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일당이 타고가던 회색 스타렉스 승합차(가운데 아래) (사진=서울 은평경찰서 제공)
뺑소니 사고로 크게 다친 70대 여성에게 병원에 데려다주겠다고 속여 차에 태운 뒤, 인적이 드문 곳에 떨어뜨리고 달아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 차량) 혐의로 조모(66)씨를 구속하고 양모(57)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씨 등은 지난달 14일 새벽 은평구 불광동의 한 교차로에서 자신들이 타고 가던 승합차에 치인 신모(73)씨를 태워 800m 떨어진 곳에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당시 동료들을 스타렉스 승합차에 태우고 건설 현장으로 출근하던 조씨는 교차로에서 보행자 신호를 무시하고 그대로 속력을 냈다.
이때 때마침 약수터에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신씨가 그대로 부딪쳤고,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을 정도로 크게 다리를 다치며 쓰러졌다.
황급히 내린 조씨는 "일단 병원으로 데려다주겠다"며 신씨를 태웠지만, 이내 근처 시장 골목에서 조수석에 앉은 양씨에게 "할머니를 내다 버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가 피해자 신씨를 밀어낸 뒤, 이들은 능청스럽게 출근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범행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끝에 조씨가 살던 경기도 양주의 거처를 급습하면서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의 죄질이 정말 좋지 않다"며 "미혼의 아들과 함께 어렵게 살던 피해자 할머니는 현재 전혀 거동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