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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정화 반대 53%, 野 지지도 20%…그 함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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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은 교과서 국정화를 강력히 저항하면 국민이 박수를 칠 것으로 알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새정치민주연합이 교과서 국정화 반대 투쟁을 제아무리 하더라도 지지율은 오르지 않을 것이다.”(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수일 전 야당이 박근혜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겠다며 장외투쟁으로 나가려 할 때 윤여준 전 장관과 이철희 소장이 한 말이다. 상당수 정치 평론가들도 이런 의견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 내 강경파 의원들은 교과서 국정화 문제야말로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호재라고 판단했다. 한 의원은 “국정화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 당 지지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는 야당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 11월 1주 차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의 국정화 반대 여론은 53%로 10월 2주 차(42%)에 비해 무려 11%포인트나 올랐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성 의견은 전체의 36%였다. 찬반 격차는 17%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이쯤되면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희망대로 될 법도 한데 실제로는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20%로 오히려 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표 취임 이후 최저 지지율이다.

국정화 반대 투쟁에 매달린 것이 국정화 반대 여론 확산에는 긍정적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당세 확장이나 문 대표 체제 공고화에는 소득이 없는 투쟁이었던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빠졌음에도 새정치연합은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41%로 전주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야당의 지지도는 떨어진 반면, 국정화를 주도한 새누리당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지지자들, 이른바 보수층의 결집도는 강화됐지만,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은 국정화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지 대열에서 이탈하거나 별도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규탄대회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의원들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작금의 정치 지형에서 '백약이 무효'라는 자조의 소리가 그들을 옥죄고 있다. 문 대표 등 당 주류(친노와 486운동권 중심)는 당이 혁신하고 단합하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교과서 국정화 반대 여론의 급상승 국면에서도 추락하는 당 지지세를 볼 때 그들의 확신은 오만으로 비쳐지고 있다. 만약 당 지지율이 10%대로 더 하락한다면 새정치연합은 현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게 된다.

CBS노컷뉴스 칼럼은 끊임없이 새정치연합이 당의 존립 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는 위기 또는 수렁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진정한 혁신을 제기했다. 당 주류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혁신위원회가 국민 신뢰 회복의 답이 아니라는 고언에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그뿐 아니라 변화에 대한 절박감도 없다. 새정치연합을 겨냥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고 그 징조인 너울 현상이 목격되지만 정작 당 주류는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10·28재보궐 선거 패배에 대해서도 극히 제한된 지역의 선거인지라 민심의 가늠자가 아니라며 위안한다. 고작 20%인 당 지지율도 총선이 다가오면 오르리라는 막역한 낙관론과 야당표 결집이라는 일반론을 거론하며 오류와 환상에 젖어 있는 듯하다.

당 주류 측은 조기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해 돌파하자는 안을 내놓을 태세다. 비주류 측은 문재인 대표 퇴진만이, 통합 전대만이 해법인양 백가쟁명식 의견을 개진한다. 그러나 양측의 갈등 속에 어느 방안 하나 성사될 것 같지 않다.

선거를 5개월여 앞둔 현재의 당 지지율 20%(새누리당의 절반)도 충격적인 결과인데, 여기에 심화된 분열상과 호남표의 이탈, 야당 지지자들의 투표 불참론, 심지어 ‘야당 심판론’까지 맞물릴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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