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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없는 강동원, 흐르는 ★는 썩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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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30대 중반이면 한창 일할 때…기대 배신하지 않을 것"

영화 '검은 사제들' 주연배우 강동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여기 필모그래피가 좀처럼 끊기지 않는 35세 스타가 있다.

배우 강동원은 쉬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언제나 흥행하는 작품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디 한 곳에만 고여 있는 것도 아니다.

여느 신인 배우들처럼 강동원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스타'라는 위치보다 영화를 한다는 그 즐거움 자체를 좇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신인 감독 작품 출연도, 다소 무모해 보이는 장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는 장난기 넘치는 신학생 최 부제 역할을 맡아 엑소시즘이라는 흔치 않은 주제에 도전장을 던졌다. 라틴어부터 중국어까지, 이번엔 4개 국어를 능숙하게 소화해야 하는 과제까지 더해졌다. 지금도 강동원은 다음 영화를 위해 65㎏까지 감량 중이다.

영화 없이는 못 사는 배우, 강동원과의 일문일답.

▶ 영화 '검은 사제들'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어떤 기분인가.

- 일단 소재가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관객들은 낯선 것을 싫어하기도 하니까. 새로운 소재고 도전하는 면이 컸는데 분위기가 좋아서 손해는 끼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절반의 성공 아닌가…. 개봉을 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예매율도 1위로 올라갔고.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 아무래도 구마예식이 강렬하니까 기억에 남는다. 제가 예식 과정 중에 (박)소담이 연기에 아이디어를 낸 것이 있었다. 소담이가 악령이 깃든 소녀를 연기할 때 저는 좀 웃겼다. 콩알만한게 고생한다고 생각해서. (웃음)

영화 '검은 사제들' 주연배우 강동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메가폰을 잡은 장재현 감독님은 신인 감독인데, 그에 대한 부담이나 두려움은 없었나?

-감독님 이전에 일단 영화사 작품이 벌써 다섯 작품 째다. 예전에 감독님을 봤을 때 영화를 참 똘똘하게 잘 찍겠다고 생각했었다. '검은 사제들'의 기반이 된 단편 영화도 촬영했었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레퍼런스들이 좀 있었다. 그 다음 영화도 저는 신인 감독과 함께 한다.

▶ 원래 좀 새로운 사람과 작업하거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나보다.

- 이제 제가 30대 중반이니까 한창 일할 때다. 선배님들이나 기성 감독님들은 이미 많은 것을 이룩해 놓았고 많은 길을 열어주셨다. 그 분들에게 많이 배웠고, 저희 세대끼리 한편으로는 더 잘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제 후배들은 물론 더 잘했으면 좋겠고.

▶ 감독이 줬던 특별한 디렉션이 있다면?

- 원래 중국어 기도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기도를 오래 하다보니 외워 온 기도문이 동난거다. 다행히 중국어를 따로 연습을 해와서 가능했다. 또 기도문 녹음을 할 때, 감독님이 전부 다 외워 오라는 요청이 있었다. 제가 중국 사람도 아닌데 다 외우라고 하면 외울 수가 있냐. 중국어는 성조가 있어서 보고 해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감독님이 확실히 신인이라 막 던지고,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이다.

▶ 벌써 김윤석과는 두 번째 작업이다. 캐스팅에도 영향을 미쳤나?

- 일단 캐스팅 단계에서 제 캐릭터는 열려 있었던 것 같다. 캐스팅이 됐는데 며칠 후에 선배와 전화를 했다. '너 할거냐'고 묻길래 '하기로 되어 있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선배가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나도 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검은 사제들' 주연배우 강동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두 사람 친분이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 궁금하다.

- (김)윤석 선배가 평소에 연락을 주면 나가기도 하고 그런다. 정말 편하다. 선배가 상대방 배우에게 터치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친하다고 해서 문제될 게 별로 없다. 가끔 선배가 아이디어를 주면 좋은 건 받아 들이고 또 아니면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서로 생각을 자유롭게 주고 받는 거다. 그건 (박)소담이와도 마찬가지였다.

▶ 마지막 결말을 보니 속편을 암시하는 것 같았는데 특별히 계획이 있나?

- 모르겠다. 그런데 일단 제가 제안한 이야기는 있다. 액션을 본격적으로 집어 넣어서 더 상업적인 액션 영화로 가자고. 사실 이런 판타지 액션 장르 영화가 한국에 없으니까 잘 되어서 잘 만들면 새로운 장르를 만들 수 있다. 속편은 더 할 이야기가 많아지고, 귀신도 여러 종류 등장하지 않을까. 무섭게 찍지는 않을 것 같다. 저 스스로도 이런 영화에 목마른 것이 좀 있다.

▶ 가족들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고 들었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종교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었나?

- 어머니가 독실한 신자이긴 한데, 제게 믿으라는 이야기를 안 한다. 어차피 제가 시킨다고 말을 듣는 성격이 아닌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자유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 제가 부산 출신이라 가족들은 야구팀 응원할 때 롯데를 응원한다. 그런데 저는 그러지 않았다. 그 때는 왜 그래야 하는지 몰랐는데 이제 그 느낌을 좀 알겠더라. 지금도 무조건 롯데를 응원하지는 않는다. 지는 팀을 응원하기도 하고 그런다. 좀 아웃사이더 기질이 있나 보다.

영화 '검은 사제들' 주연배우 강동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말할 때 부산 사투리 억양이 섞여 있는데 영화에서는 또 표준말을 굉장히 잘한다.

- 제가 평소에 표준말을 써야 되는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 사투리를 못 알아 듣는 것도 아니니까. 연기할 때 표준말을 쓰고, 평소에 사투리 쓰는 게 전환이 잘 안 되면 그것도 좀 문제인 것 같다. 이 일을 한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설사 연기할 때 사투리 억양이 나오더라도 영화는 바로 고칠 수 있다. 어쩔 때는 억양이 묻어 나도 매력이 있어서 남겨둘 때도 있다. 사실 병이 아니니까 고친다는 개념도 좀 이상하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 아닌가? 이것도 많이 순화된 거지만 저는 제 말투가 좋다.

▶ 제작발표회에서 본인을 '상업영화 배우'라고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 '검은 사제들'이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독립영화면 사회적 메시지가 더 중요하겠지만 상업영화는 남의 돈을 가지고 빌려서 영화를 찍는 거다. 그러니까 관객을 외면하고 찍는 것은 말이 되지 않고, 무책임한 것 같다. 제 돈으로 영화를 찍으면 제 마음대로 찍겠지만 그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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