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소시지나 햄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물질로 분류한 가운데 27일 서울 한 판매처에 소시지, 햄 등 가공육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국내 가공육업계는 햄 등 가공육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결과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섭취량 등 연구 조건 등에서 차이가 난다며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육가공협회는 27일 "한국의 가공육 섭취량은 연구소 발표 수치에 비해 적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5대 필수 영양소의 한가지인 단백질의 보고인데 동연구소가 단백질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1군의 석면 등과 같이 동급으로 위험을 거론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비교"라는 입장을 낸 것이다.
연구소 발표처럼 매일 50g을 먹을 경우 1년이면18.3kg 수준의 양을 섭취한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햄·소시지 소비량인 4.4kg의 4배다. 협회는 이처럼 '섭취량'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며 발암 가능성을 반박했다.
육가공협회는 현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해명과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각 육가공업체들은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과 같은 발암물질로 규정한 연구 결과에 대해 당황스러워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심리적으로 소비자들이 충격을 받거나 당혹스러움을 느끼는 것 같은데 이게 괜한 오해로 변질되까 우려스럽다"면서 "식약처 등의 가이드라인이나 기준치를 준수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신력있는 국제 기구의 발표다보니 업계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크다"면서 "그러나 인종과 섭취량 등이 우리나라와 다른 조건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오해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햄, 소시지 등 가공육이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는 2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매일 50g의 가공육을 섭취하면 대장암 또는 직장암 발병위험이 약 18%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10개국 22명이 800여건을 연구 조사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미 육류협회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지중해 식단을 따르는 사람은 권고 기준의 2배나 많은 가공육을 먹고 있지만 이들은 세계 어느 국민 보다 수명이 길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