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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늦었지만' 가을야구의 중심이 된 허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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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008년 8월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열렸다. 당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에는 고교 4대 유격수가 모두 포함됐다. 바로 김상수(삼성)와 안치홍(경찰청), 오지환(LG), 허경민(두산)이다.

그 중 주전 유격수는 허경민이었다. 김상수는 우익수, 안치홍은 2루수, 오지환은 1루수로 우승을 맛봤다. 허경민이 가장 앞섰던 셈이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또 달랐다.

먼저 안치홍이 2009년 프로 입단과 동시에 KIA 주전 2루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2010년부터는 김상수와 오지환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반면 허경민은 올 시즌 초반에도 백업이었다.

하지만 올 가을에는 또 달라졌다. 두산의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허경민은 포스트시즌 내내 맹타를 휘둘렀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5할3푼3리, NC와 플레이오프에서 3할을 치며 두산 2번 타자 역할을 100% 수행했다.

이어진 한국시리즈. 허경민은 절친 김상수와 만났다. 2008년 에드먼턴에서 함께 정상을 일궜던 둘은 2013년 두산과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났지만, 김상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허경민은 백업으로 6경기에 출전했다.

특히나 출발이 늦었던 허경민에게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허경민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다 내가 올려다보는 선수들이었다"면서 "나는 4등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뒤처져있지만, 쫓아가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빨리 쫓아가겠다"고 멋쩍게 웃었다.

허경민의 타격감은 무서웠다. 1회초 1사 후 알프레도 피가로를 상대로 선제 솔로 홈런을 날리더니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2, 3루에서는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쳤다. 4회초에도 내야 안타를 때렸다. 6회초에도 깔끔한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고, 8회초에도 안타를 쳤다. 4타수 4안타.

두산은 8-9로 역전패했지만, 허경민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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