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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쎈 질문 좀 해주세요!" 인터뷰를 시작하며 내놓은 최진실의 주문이다.
이혼의 나락에서 드라마 ''장미빛 인생''를 거쳐 ''줌마렐라''라는 신드롬까지 만들어진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까지 다시 한번 넉넉한 세상의 인기를 다시 얻고 있는 최진실이기에 가능한 말이다.
올해 나이 마흔. 한때 안티 댓글로 인해 인터넷까지도 멀리했지만 요즘엔 10대 팬들이 많이 응원해준다며 활짝 웃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에 있었기에 ''지겹고'', 그 지겨움이 정겹기까지 한 최진실과 툭 터놓고 ''여자 인생…마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진실은 아직도 정상일까? 전성기였다고 할 수 있는 90년대에는 그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났고 그녀의 나이 마흔, 그리고 여러가지 아픈 일들을 겪은 지금도 그 말은 유효할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 대답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이다. 적어도 외부의 평가는 ''아직도 정상''이다. 부활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장미빛 인생''에서의 피를 토하는 연기나 ''나쁜 여자 착한 여자''에서의 복수 연기 그리고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까지 ''역시 최진실''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상''이라는 말을 잊고 산다. 조바심을 내던 정상의 자리 대신 넉넉한 ''인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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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스타''의 첫번째 주자였던 최진실 곁으로 팬들이 몰리고 있다. 90년대 트렌디드라마에 열광했던 30대와 40대가 다시 그녀를 보며 ''줌마렐라''를 꿈꾸고 있다. 또 트렌디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10대 팬들로부터 ''최고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10대 팬들이 늘었는데 조금 이해할 수 없어요. 나에게 새로운 팬들이 생길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든 시기가 있었잖아요. 근데 그 일들을 모르는 친구들도 있더군요."
이런 ''최진실 파워''를 만든 것은 가족의 힘이다. 아줌마와 신데렐라의 조합어인 줌마렐라 최진실도 눈시울을 붉힐 때가 있다. 가족 이야기, 특히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영낙없는 엄마의 모습 그대로다.
"드라마 ''내마스''의 마지막 회를 보고나서 환희가 "저 누나가 그럼 우리 누나가 되는거야? 엄마 결혼하지마라"라고 해 온가족이 박장대소를 한 적이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겠다, 만나지 않겠다 이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시간이 지났어요. 나중에 사랑같은 거 하려면 우리집 장남 환희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 같아요."
''내마스''의 남자주인공으로 정준호를 최진실이 적극 추천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더욱 이 드라마를 끝내며 실제 결혼을 발표하는 경사도 있었다. 하지만 극중 남편 정준호의 실제 결혼을 축하해주어야 할 최진실은 ''조금 야속하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저는 먼저 알고 있었죠. 이번 드라마에 열광했던 팬들을 위해선 조금 늦게 발표가 되었으면 했어요. 백마탄 왕자님이 내 품에 안겼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 품으로 달려가면 여운이 금방 사그라들잖아요. 하지만 어쨌든 좋겠어요. 정준호씨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최진실은 드라마의 감동 뿐만 아니라 종영 후 여운도 중요하단다. 드라마에 열광해준 팬들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인 셈이다.
드라마의 여운과 마찬가지로 스타에 대한 여운도 있는 법이다. 최진실도 그런 여운으로 ''지겹도록'' 팬들의 사랑을 꾸려나갈 게 틀림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