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이만열 교수님 반갑습니다. 요즘 역사교과서 논란이 뜨거운데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이: 네. 좀 답답하기도 하고 왜 이런 일 때문에 우리 국민간의 갈등을 유발하면서 힘을 소진하고 있는가 하는 안타까움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현 교과서 비판, 근거없는 주장"
권; 현재 사용되는 검인정교과서가 좌편향이라는 주장인데,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실제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있나요?
이: 네. 저는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할까요. 더구나 오늘날 문제 삼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 확신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좌편향이라고 이야기한 뒤에 좌편향이 무엇이냐고 할 때는 대답이 없습니다.
그 구체적인 예가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가리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 교과서를 썼던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냐. 교육부에서 교과서 편찬 지침에 주체사상에 대해서 언급하도록 지시를 해줬다. 그리고 그 지시에 따라서 해야만 우리가 검인정에 합격을 하는데. 그렇다 고해서 우리가 주체사상을 좋다든지. 주체사상을 잘 하고 있다든지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북한에서 주체사상이 있었는데 이것이 김일성의 우상화를 조장했고 1인 체제를 굳히고 그것을 통해서 북한의 백성들을 억누르는 작용을 했다. 이런 정도로 썼는데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
문제를 삼으려면, 그 지침을 내린 교육부를 먼저 이야기를 하고 교육부가 먼저 자기반성을 해야 하는 것이지. 그것 하지 않고 국정교과서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행위다. 그런 의미에서 그 사람들이 이때까지 "좌편향이다, 좌파가 많다." 심지어 공당의 대표라고 하는 분이 "우리나라 역사학자 90%는 좌파"라고 하는 것이 하나도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권: 아까 잠깐 말씀하셨습니다만, 지금 사용하는 검인정교과서가 이명박 정부와 현 정부의 교육부 지도를 받아서 제작한 교과서가 맞는 것이죠?
이: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이명박 5년, 박근혜 정권 3년, 8년 동안에 그 사람들은 교육 과정을 여러 번 바꿨습니다. 또 시작하려고 하면 계속 바꾸고 이런 식으로 해서 2010년부터 그것을 시작했죠. 검인정교과서로 안착이 되었는데 지금 와서 다시 바꾼다고 하니깐 우리 역사학계는 그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정확하게 이때까지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때에 자기들이 교육과정을 만들고 그리고 교과서 편찬지침도 내놓고 또 자기들이 검인정을 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좌편향 됐다고 한다면 직무 유기에 해당하는 것이고, 그러면 그동안 그 분들이 무엇을 했느냐. 그러니까 자기반성부터 먼저 해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교과서에 책임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저는 평소에 대한민국이 독립 운동의 전통 위에 서 있다. 두 번째는 4·19혁명과 민주 운동에 기반을 두어서 있다. 세 번째는 그런 정신을 기반으로 해서 평화 통일을 지향한다. 이게 헌법 전문에 나타난 정신입니다. 이 세 가지가. 그런데 이것을 뒤바꾸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독립 운동의 정신을 오히려 일제의, 식민지 근대화론이나 친일 세력으로. 그리고 4·19민주 운동과 6·3에 이르기까지, 87년 6월 혁명에 이르기 까지 민주화 운동 과정을 오히려 독재 부패 세력으로 바꾸고 평화 통일의 그 지향점을 반 통일 세력으로, 그래야만 거기에서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깐. 그런 의도를 가지고 지금 국정화를 시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저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 역사학계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역사교육은 긍정-부정 측면 모두 가르쳐야"권: 지금 국정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기존 교과서가 한국 현대사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만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 하는데요,
이; 우리 대한민국이 해방 이후 70년 동안 세계사에서 볼 수 없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발전시켰다고 합니다. 압축 성장을 하다보니깐, 압축 성장 자체가 아주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압축 성장에서 오는 하자라든지, 반성할 점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깐 역사 교과서를 할 때는, 한 사람의 연구 결과로서 나타난다면 그런 것을 따질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친다고 할 적에는, 이런 점은 이렇게 훌륭하게 잘 됐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경험하는 바와 같이, 이러이러한 모순이라든지, 불평등이라든지, 부패라든지 이런 것도 있었다. 이것을 극복해야지 우리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고 세계사에 내 놓을 수 있다. 이것이 역사 교육의 중요한 대목 아니겠습니까.
권: 교계 일각에서는 지금의 역사교과서에 한국교회에 대해서 너무 소극적으로 너무 분량이 적게 묘사되었거나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면서 그래서 이것을 바로 잡기 위해서 국정화 찬성근거로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국정교과서가 된다고 해서 오늘날 기독교에 관해서 서술된 것 이상 몇 배로 더 잘 분량도 많게 서술해준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하고 싶고요. 그 다음에 우리가 신자이면서, 저도 기독교 역사를 하면서 기독교가 한국사에 끼친 영향이, 근현대에 미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인정하는데 이것을 국민에게 납득시키고 납득된 그 결과를 교과서에 넣으려고 하면 학문적 축적이 필요합니다.
"기독교 기여, 학문적으로 축적이 우선돼야"다시 말하면, 우리 학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기독교가 많은 공헌을 했다고 하는 것을 단순히 선전으로서가 아니라 피상적으로서가 아니라 논리적으로 사람을 설득을 해야 합니다. 학자들이 설득을 당하면 인정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기독교의 공헌을 조금 더 세밀하게 충실하게 써 넣어야 하겠다는 결심이 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교계가 이렇게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역할을 했다고 하지만, 또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학자들을 설득시키는 저술이나 논문들이 형편없습니다. 학자들이 그러니 납득을 안 하니 그런 내용을 쓸 리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지난번부터 많이 넣어 달라, 많이 기술해달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저 사람들이, 학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우리가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자료를 광론 하게 모아서 증거를 가져다주어야 저분들이 역사에서 한국 기독교의 역할을 더 정확하게, 볼륨도 크게 해줄 것이다. 그 노력 없이 국정화 되었다고 해서 그게 더 많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권: 우리 기독교인들끼리 한국 현대사에 기독교가 많이 기여했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객관적인 학술적 평가를 측정을 해서 설득할 수 있어야 된다.
이: 그럼요. 실제로 설교 강단에서만 우리가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고 하는 것은 누가 듣지 않습니다. 교회 밖의 학자들이 듣지 않습니다. 그것을 문서로, 논문으로, 저술로 나타내야죠. 그래야 아 그렇구나. 그 저술을 낼 때는 여러 가지 증거를 갖다 대야죠. 증거들을 대고, 자 이런대도 너희들이 인정하지 않겠느냐라는 단계에 까지 가야 그것이 교과서에 반영이 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 그런 점을 미리 아시는 것이 중요하고요. 그리고 국정교과서를 통해서 그것을 할 생각을 하지 말고요. 오히려 연구 업적을 더 축적시켜서 교과서를 쓰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의 업적을 쓰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드는 작업이 선행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권: 지금 말씀 하신 점, 우리 교계가 정말 명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 네. 그래주면 좋겠습니다.
권: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