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어봅시다' 박종천 KEB하나은행(왼쪽부터), 정인교 신한은행, 김영주 KDB생명, 위성우 우리은행,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과 박재헌 KB국민은행 코치가 19일 '2015-2016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컵에 손을 얹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사진=WKBL)
여자프로농구(WKBL) 6개 구단 감독들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뜨거운 설전을 먼저 벌였다. '디펜딩 챔피언' 춘천 우리은행은 4연패 도전을 선언했고, 나머지 5개 구단이 '공공의 적'을 성토하며 극력 저지할 뜻을 밝혔다.
6개 구단 감독들은 1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치열한 입심 대결을 펼쳤다. 이번 시즌은 오는 31일 구리 KDB생명과 부천 KEB하나은행의 개막전으로 5개월 대장정에 들어간다.
최근 3년 동안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각 팀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정인교 인천 신한은행 감독은 "우리은행이 3년 동안 우승했는데 이제는 변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3년 만에 코트에 돌아온 김영주 KDB생명 감독도 "우리은행이 3년 동안 했으니까 위 감독이 내려놓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맞장구를 쳤다. WKBL 첫 경험인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도 "3년 동안 정상에 있던 팀을 이기는 게 농구 발전을 위해 낫지 않을까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WKBL의 입'으로 통하는 박종천 KEB하나은행 감독은 다시 폭탄 발언을 터뜨렸다. 우리은행보다 나은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박 감독은 "우리은행은 베테랑들이 많아 기술적으로 타의 추종 불허한다"면서도 "할머니들은 갈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해 폭소를 불렀다. 이어 "우리는 젊다. 패기로 승부를 걸겠다"면서 "3년이면 수명이 다했다"며 기염을 토했다.
박재헌 KB국민은행 코치도 말싸움에서는 지지 않았다. 암 수술을 받아 요양 중인 서동철 KB국민은행 감독을 대신한 박 코치는 "우리은행보다 3점슛이 낫다"면서 "또 감독님이 부재 중인 상황에 단합력이 더 단단해졌다"고 강조했다. 박 코치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 졌던 정 감독이 "국민은행을 밟고 올라서겠다"고 도발하자 "신한은행과 다시 붙어서 우리 또한 잘근잘근 밟고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다 붙어주겠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19일 '2015-2016시즌 미디어데이'에서 5개 구단들의 집중 포화에 웃으면서 맞받아치고 있다.(사진=WKBL)
이에 대해 위 감독은 고립된 상황을 순순히 인정했다. 위 감독은 "다른 감독님들의 분위기가 살벌하다"면서도 "만만치 않겠지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받아쳤다. 이어 진행자의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는 우스갯소리에 위 감독은 "이해가 가지만 박수를 더 받고 싶고 아직 떠날 때는 아니라 생각한다"고 받아넘겼다.
그러면서도 계속된 공격에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위 감독은 "공공의 적이 계속 우승해서 WKBL이 재미없다고들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그만큼 더 열심히 해서 받는 결과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과연 우리은행은 올 시즌도 공공의 적이 될까. 아니면 5개 구단들이 합심해서 우리은행을 왕좌에서 끌어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