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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사건, 부모 알았어도 은닉·위증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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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용의자가 초등생? 놀라지는 않았다
-화두가 캣맘으로 옮아, 편하진 않아
-석연찮은 부분, 명명백백히 밝혀야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고의성 여부 판명이 향후 수사 핵심
-부모 개입여부도 사실관계 밝혀야
-촉법소년 연령 낮추는 방안 검토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00 (부상 피해자),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른바 ‘용인 캣맘 사건’ 알고 보니 캣맘이라는 사실과는 아무 연관이 없었죠. 만 9살, 초등학교 학생이 용의자로 밝혀졌습니다. 이제는 사건의 호칭을 좀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용인 벽돌 투척 사건’, 이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여하튼 충격적이죠. 저희가 지난 방송 끝 무렵에 용의자 검거 속보를 전해드리고 방송을 마쳤는데요. 방송 직후에 이 사건의 부상자이자 유일한 목격자였던 박 모씨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심경을 들어봤는데요. 잠깐 직접 들어보고 가겠습니다.

◇ 김현정> 몸은 좀 어떠세요?

◆ 피해자> 몸 계속 치료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몸도 성치 않은 상황인데 용의자가 잡혔습니다. 그것도 초등학생이라고 합니다. 지금 심경이 어떠세요?

◆ 피해자> 어.. 많은 생각이 드네요. 그냥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아요. 저는 그냥 여러 가지로 생각했어요. 그럴 수도 있겠고, 아이들일 수도 있고.. 그런 거에 대해서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렇게 놀라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사실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던 와중에 아이들이 장난친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셨던 거군요.

◆ 피해자> 장난을 쳤다라기보다는 아이들이 했을 수도 있고 어른이 했을 수도 있고.. 언론에 많이 나오는 것처럼 캣맘 혐오일 수도 있고. 저는 지금까지 ‘잘 모르겠다’라고 항상 그렇게 말해 왔었죠, 생각해 왔고.

◇ 김현정> 그랬군요. 사실 그동안 우리는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표적을 삼아서 던졌을 것이다라고 많이들 추측을 했었습니다. 피해자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고요. 그런데 지금 초등학생들이 내놓은 입장은 ‘낙하실험을 하다가 그랬다. 누가누가 더 빨리 떨어지나, 어떤 물건이 더 빨리 떨어지나 3명이서 실험을 하다가 그랬다’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피해자> 낙하실험이요? 조사를 통해서 잘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 김현정> ‘좀 더 이 부분을 정확하게 수사해 주십사’라고 부탁하는 거군요.

◆ 피해자> 정확하게 그냥 명명백백히 밝혀졌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한 열흘 가까이 지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뭡니까?

◆ 피해자> 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하고 그랬죠. 빠른 시일에 범인이 안 잡혀서 불안한 마음이 있죠, 당연히. 그런 걱정 때문에 힘들었죠, 마음 고생이 심했죠.

◇ 김현정> 그동안 이게 캣맘, 이른바 고양이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범죄일 거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경찰에서도 그 부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했고요. 그러는 바람에 캣맘에 대한 여러 가지 토론들이 있었어요. 그걸로 악플도 붙고, 옹호하는 분들, 반대하는 분들. 이런 것들 때문에 괴롭지는 않으셨어요? 마음 고생 하시지는 않으셨어요?

◆ 피해자> 이거는 엄연히 벽돌이 떨어져서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잖아요. 그런데 화두가 너무 캣맘, 이런 것에 맞춰지는 거에 대한 불만은 있었죠. 논쟁이 조금 잘못되고 있는 것 같아요. 잘못된 방향으로 많이 가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 김현정> 그런 생각도 하고 그것 때문에 마음 고생도 하시고.

◆ 피해자>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 거군요. 알겠습니다. 이제 용의자는 잡혔습니다마는 앞으로도 풀어야 할 부분은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기를 바라십니까?

◆ 피해자>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잖아요.

◇ 김현정> 석연치 않은 부분들?

◆ 피해자> 그러니까 진술의 여부나 이런 것이요. 진술한 것에 대해서. 진술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아무튼 정확히 형사님들이 조사하시고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명명백백하게 사건이 좀 확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세요.

◆ 피해자> 네. 너무 진술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그걸 샅샅이 조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어려운데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피해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네. 들으신 대로 사망한 여성 옆에 있다가 부상을 당한 피해자 박 모씨는 ‘진술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아이들의 말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수사를 좀 확실히 해서 명명백백하게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사망한 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용의자가 만 9세라서 현재 형사처벌은 못합니다. 하지만 민사책임은 물을 수 있기 때문에 수사가 정확히 돼야 하는 건 분명한데요. 수사과정에서 밝혀내야 할 의혹은 뭔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죠.

그 전에 여러분의 문자가 막 들어오고 있는데요. 0738님은 ‘형사처벌하면 안 됩니다.’ 0141님도 ‘감정적으로 일 처리할 문제는 전혀 아니다.’라고 하셨고. 반면에 김영은님은 ‘초등학생이라 법적으로 처벌이 힘들다면 가해자 부모님이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 6815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요즘 애들은 초등학생이라도 알 거 다 알기 때문에 처벌규정을 엄격하게 해서 책임 지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의견들이 엇갈려 들어옵니다. 여기서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해 보죠. 이수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정>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민사책임을 지울 때 결국 핵심이 고의성 여부, 맞습니까?

◆ 이수정> 아무래도 그렇게 되는 거죠. 결국 이게 실수나 장난이라고 하면 사실 책임을 묻는 범위가 굉장히 줄어들 테니까 지금 이 고의성 여부를 밝히는 것은 배상액을 결정하는 데도 굉장히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입니다.

◇ 김현정> 아이들이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서 고의적으로 던졌느냐, 아니면 진짜 아이들의 진술처럼 아래를 보지 않고 낙하실험을 했느냐 이건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 정황들 쭉 나오는 거 보시면서.

◆ 이수정>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옥상에서 이동을 왜 했느냐를 밝히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이는데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캣맘' 사건 현장.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아이들이 3, 4호 라인을 타고 올라갔는데 왜 5, 6호 라인으로 옮겼느냐 그 부분이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만약에 낙하실험이 목적이었다면 굳이 이동해야 될 이유가 사실 없죠.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지붕을 타고 넘어가야 하는 굉장히 위험을 감수해야 되는데, 과연 낙하실험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 그건 사실 설명하기 어렵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그 위험을 감수하면서 지붕을 타고 5, 6호 라인으로 옮겨간 이유가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래요. 만약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이 된다면 결국은 낙하실험했다는 진술도 허위가 되는 건가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수정>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요. 그리고 지금 이 사건이 발생하고 즉시 초등학생들이 진술을 하는 것이 아니고 거의 일주일 정도를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진술을 하는 거라서 사실은 그 대목도 어떤 사람이 어떤 식으로 지금 이 진술에 개입되어 있느냐를 밝히는 것이 나중에 민사배상청구할 때 상당히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부모님들은 전혀 모르셨대요. 경찰이 찾아와서 뭔가 수사하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고 하시는데요.

◆ 이수정> 그 대목은 사실관계를 좀 더 확실하게 밝힐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노력들을 하고 계십니다. 최초의 어떤 진술을 했는지, 그리고 진술이 어떻게 바뀌어갔는지. 그리고 거짓말 탐지기도 있으니까 그런 다양한 종류의 정황적 증거를 수집을 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민사 부분은 그렇고요. 이제 형사처벌 부분인데요. 아이가 지금 초등학교 4학년, 만으로 따지면 9살이더라고요. 그러니까 소년범에도 해당이 안 되고 만 10세 미만이기 때문에 보호처분이라도 받는 촉법소년도 아닙니다. 현재 용의자 아이는 보호처분도 안 받는 거죠?

◆ 이수정> 소년법도 적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이가 굉장히 어린 아동이다라는 기준이 적용이 되죠.

◇ 김현정> 그런데 이번 사건이 나오면서 그리고 이전에도 유사하게 아파트 고층에서 물건 던져서 사람들이 피해 당하는 사건이 이어졌습니다. 처벌 연령을 좀 낮춰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네요.

◆ 이수정>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한 번쯤은 고민을 해 봐야 되는 게 촉법연령의 하한선을 좀 낮추는 방법은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들을 해 볼 수가 있고요. 하지만 이것이 형사처벌의 연령을 낮추는 거하고 혼돈이 되어서 논의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이수정> 그러니까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춘다는 얘기는요. 형사처벌이 아니라 소년법을 적용하는 연령을 낮춘다는 말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빨리 성숙을 해서 이렇게 지금처럼 사고를 많이 내는데요. 촉법소년 아이들, 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교육은 꼭 필요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으로 집행이 되는 소년법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보호처분도 좀 받고, 어디 들어가서 교육도 받는 이 연령을 낮춰야 한다?

◆ 이수정> 이런 연령대를 낮추는 것은 꼭 필요한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러나 형사처분의 연령을 낮춘다는 얘기는 아이들을 어른들하고 같이 뒤죽박죽해서 구치소 같은 데 가둔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아홉 살 아이들을 어떻게 40대, 50대 살인범들 하고 같이 구속을 시킨다는 건지, 그건 전혀 우리 한국 사법 제도 안에서 준비가 되지 않은 제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대목의 논의는 좀 명확하게 선을 그어서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는 것은 한 번쯤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이은호님은 ‘9살 아이를 무슨 형사처벌을 하나요? 물론 분노도 있고 억울한 마음도 있겠지만 이건 사회가 책임져야 될 일이다.’ 이런 문자를 주셨고요. 반면에 2316님은 ‘9세 초등학생 교과서에는 낙하실험이 없답니다. 배운 후에 호기심으로 실험했다는 이 진술은 틀린 것 같은데요. 이렇게 되면 부모가 위증교사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까.’라는 강원석님의 질문도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이수정 교수님.

◆ 이수정>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그것 역시도 입증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그런 종류의 고의적인 사전적인 준비 때문에 허위로 진술되는 부분인지, 부모의 사주가 있었는지 이런 것들을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중에 이런 질문 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해외 형사처벌 기준을 보면 미국은 만 6세, 영국, 호주, 홍콩은 만 10세 이상이면 형사처벌도 한다는데 형사처벌 기준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좀 분노하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 이수정> 그것은 지금 잘못 알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만 14세를 형사처벌의 기준으로 적용하는 국가는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내용 중에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의 연령대, 예컨대 처벌을 할 수 있는 연령대를 약간 혼동하셔서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촉법소년의 연령대가 낮은 나라들은 꽤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보호처분하고 교육을 받는 연령은 좀 낮지만, 형사처벌은 만 14세는 되어야 되는군요? 다른 나라들도.

◆ 이수정> 그렇습니다. 어른들과 같이 구치소에 넣는 게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이런 질문 들어와요. ‘부모들이 경찰이 오기 전에 범행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범인이 자녀이기 때문에 범인은닉죄라든지 위증교사죄라든지 여기에 해당이 안 되는 것이 아닌가요?’ 이 질문은 어떤가요?

◆ 이수정> 그럴 가능성이 높고요. 관대한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주 어린 아이가 저질렀다고 해서 덮고 갈 문제는 아닌 거잖아요, 교수님. 수사는 확실하게 해야 되는 거죠?

◆ 이수정>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혀주셔야 이후에 민사소송을 할 때 피해자들이 보상 받을 범위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것은 수사기관에서 꼭 수행을 해야 될 문제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리고 짧게 하나 더 짚어야 될 것이 요즘 고층 건물에서 물건 던지는 사건이 계속 벌어졌어요. 부상 당하고 사망하고요. 이건 어떻게 방지할 방법이 없습니까?

◆ 이수정> 이 부분은 우리나라의 삶의 주거형태하고 굉장히 연관성이 높은 걸로 보이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지침 같은 것들이 마련이 돼서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에게 뭔가 좀 어떤 의미조항을 부가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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