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의 주인공 인천 윤상호의 슈팅 장면 (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인천 유나이티드는 K리그 클래식 상하위 스플릿 구도가 결정된 날 실패의 쓴맛을 봤다. 아깝게 상위 스플릿 합류를 놓쳤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FA컵 우승을 목표로 패배의 아픔을 잊기 위해 애썼다.
인천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상위 스플릿 진출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FA컵 우승으로 달랠 기회를 얻었다.
인천은 14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5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에서 연장전 시작 24초 만에 터진 윤상호의 천금같은 결승골과 케빈의 추가골을 앞세워 전남 드래곤즈를 2-0으로 눌렀다.
양팀은 단판승부의 중압감 때문인지 90분 동안 치열하게 공세를 펼치지는 않았다. 전남이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자 인천도 특유의 역습을 활용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선수들이 숨을 고른 뒤 시작된 연장 전반전. 긴장감이 다소 흐트러졌을까. 경기 개시 24초 만에 승부의 균형이 깨졌다. 인천의 윤상호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드리블을 하다 왼발로 때린 슈팅이 전남의 골문 구석을 찔렀다.
전남이 어쩔 수 없이 공세를 강화하자 인천은 상대의 빈틈을 노렸다.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나선 케빈이 연장전 후반 9분 역습 기회에서 추가골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남전 승리로 상위 스플릿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랜 인천이다.
인천의 2015시즌은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았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고 선수와 구단 직원의 월급이 체납되는 경우가 잦아 전반적으로 사기가 높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인천을 강등권 후보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은 K리그 클래식 상위 클래식 진출을 놓고 끝까지 다퉜고 FA컵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FA컵 결승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반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인천의 상대는 FC서울이다. 서울은 같은 날 울산에서 열린 FA컵 준결승전에서 다카하기와 아드리나오의 연속 골에 힘입어 코바가 뒤늦게 한 골을 만회한 울산 현대를 2-1로 눌렀다.
서울은 2년 연속 FA컵 결승에 올랐다. 서울은 지난해 결승에서 성남FC에 패한 바 있다. 올해는 전신인 안양 LG 시절의 1998년 대회에 이어 17년 만에 우승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