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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제사 지낸 남편 살아있다니" 꿈만같은 이산가족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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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차 이산가족 상봉 청주 이순규(84) 할머니 "기어서라도 만나러 가겠다"

남편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밝게 웃는 이순규 할머니(사진=청주CBS 장나래 기자)

 

"남편을 꿈에서 본 날을 제사로 정해 지낸 게 37년인데 살아 있다니 실감이 안난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된 충북 청주시 강내면에 사는 이순규(84) 할머니. 이 할머니는 요즘 남편 없이 살아온 지난 65년의 세월을 곱씹으며 만감에 사로 잡혀 있다.

1950년 7월 이 할머니는 결혼 7개월 만에 남편 오인세씨와 생이별을 했다. 동네 이웃이 열흘 동안 훈련을 다녀와야 한다며 데려간 것이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남편과의 마지막이었다.

꽃다운 스무살의 어린 나이에 뱃속에 아이까지 가진 채 과부가 된 이 할머니는 홀로 전국을 떠돌며 삯바느질과 농삿일로 가장 노릇까지 해야 했다.

이 할머니는 "아들을 홀로 낳고 키우며 힘들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남편이 뼈에 사무치게 그리웠다"며 "백방으로 남편을 찾으러 다녔지만 아무런 소식조차 들을 수 없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리움에 지쳐 찾기를 포기하고 남편이 꿈에 나타난 8월 3일을 제삿날로 정해 지내온 세월만 벌써 37년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3년 전에 이산가족 상봉도 신청해 봤지만 역시 소식은 없었다. 그러나 무려 65년 만에 남편이 북에서 최근 가족을 찾고 있다는 기적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왼쪽부터 오인세씨의 아들 오장균씨, 아내 이순규씨, 며느리 이옥란씨(사진=청주CBS 장나래 기자)

 

꽃다운 나이에 헤어져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서야 남편을 만나게 된 이 할머니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 할머니는 "너무 오래 기다렸던 일이라 아직까지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며 "기어서라도 남편을 만나러 가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꿈에 그리던 아버지를 직접 불러 볼 수 있게 된 오장균(65)씨도 감격의 눈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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