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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데뷔골은 슈틸리케의 1주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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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자메이카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윤성호 기자 cybercoc1@cbs.co.kr)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벤치를 향해 손가락 3개를 펼쳐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세 번째 골을 넣었다고 강조하는 동작 같았다. 슈틸리케 감독을 웃게 한 그 선수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A매치 데뷔 3경기 만에 골을 터뜨렸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치른 세 번째 경기 만에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황의조(성남FC). 그가 환호하는 모습에 슈틸리케 감독은 누구보다 기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진급 선수'라는 표현을 싫어한다. 자메이카전을 앞두고 "친선전에 뛰는 선수들을 향해 흔히 2진급 선수라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우리 팀은 그렇지 않다. 어떤 선수가 어느 자리에 들어가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작년 10월 부임 후 국가대표팀의 풀(pool)을 넓히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손흥민, 이청용 없이도 중동 원정을 승리로 장식했고 이정협, 이재성, 권창훈 등 새로운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황의조의 차례가 될까.

황의조는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한국이 2-0으로 앞선 후반 18분 감각적인 기술을 뽐내며 쐐기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지동원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정면에 있던 황의조에게 흘렀다. 황의조는 바로 슈팅을 때리지 않고 여유있게 상대 선수를 제친 뒤 골문 사각을 향해 정확하게 공을 밀어넣었다.

황의조의 골 장면에 이날 축구장을 찾은 2만8,105명의 관중은 아낌없는 함성을 보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황의조는 전반 45분 동안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가 때린 날카로운 슈팅은 골문 옆을 살짝 비껴가거나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운이 없었다.

그랬던 황의조가 결국 골을 터뜨리자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황의조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예선 2경기가 열린 지난 9월 A매치 데뷔의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라오스전과 레바논전에서 총 40분 남짓 출전에 그쳤다.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조바심이 컸다.

황의조는 성남의 간판 스트라이커이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명이다. 29경기에서 13골을 넣어 득점 부문 3위에 올라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의조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줬다. 황의조는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하겠다"며 마음을 비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의 선순환 기능을 강조한다. 선수가 대표팀에 와서 자신감을 얻고 소속팀으로 돌아가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좋은 활약을 한다. 이것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나아가 대표팀의 전력에도 보탬이 된다. 슈틸리케 감독이 그리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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