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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정황에도 일반응급실 보내…또 부실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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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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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다른 환자·보호자 접촉 방치
16명 자가격리·38명 능동감시 발생 유발

12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완치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80번 환자(35)는 선별진료소를 거쳤음에도 일반 응급실에서 다른 환자들과 접촉했다.

이 환자를 진료한 삼성서울병원은 이 환자가 메르스를 감염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음을 알면서도 다른 환자와 보호자가 있는 응급실로 보내 또 부실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80번 환자는 11일 오전 5시30분께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이 환자는 서울대병원에 격리돼 메르스 바이러스와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고 지난 2일 퇴원했다. 이날은 전날 먹은 음식이 잘못됐을 것이라고 판단해 가까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

자신이 80번 환자라는 사실을 밝힌 만큼 이 환자는 응급실과 별도로 설치된 선별진료소(발열호흡기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이 환자는 고열과 구토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였지만 그밖의 메르스 증상인 호흡기 증상은 없었다.

문제는 병원측이 선별진료소에서 이 환자를 진료한 뒤 응급실에 보내 다른 환자나 보호자와 접촉하도록 놔뒀다는 것이다. 한번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지만 메르스 의심 증상을 일부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환자와 섞이도록 방치한 것이다.

이 환자는 일반 응급실 진료 구역을 거쳐 응급실 내 또다른 공간인 소생실로 옮겨졌고 이 과정에서 응급실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 16명의 자가격리자와 38명의 능동감시자(전화로 증상 발현 여부 체크)가 발생했다.

선별진료소는 메르스 같은 감염병이 의심되는 환자가 다른 환자와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됐다. 감염병 의심 증상이 있다면 선별진료소를 거쳐 격리 병상으로 옮겨 다른 환자와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80번 환자를 응급실에 이동시킨 것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은 "발열 증상만 있고 호흡기 증상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메르스가 아닌 기저질환(림프종)으로 인한 증상으로 판단했고 이에 따라 일반 응급실로 옮겼다는 것이다.

발열 증상의 원인이 기저질환에 의한 것인지 메르스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결과적으로 80번 환자가 메르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만큼, 격리 조치를 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접촉자들을 양산해 낸 셈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림프종으로 인해 열이 생긴 것이라서 혈액종양내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격리진료소가 아닌 응급실로 옮겨 진료한 것"이라며 "소생실에서 치료를 할 때에는 레벨D급의 의료장비를 착용한 채 진료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에 파견된 직원들을 통해 당시의 정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병원측의 조치가 적절했는지는 추후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5~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이 병원 응급실을 사흘간 방문한 14번 환자(35)를 통해 무려 90명에 육박하는 3차 감염자가 나온 바 있다. 이후 이 병원은 대대적인 응급실 개편을 발표하며 또다른 메르스 사태를 막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80번 환자는 11일 오전 11시께 삼성서울병원을 나와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이 병원 격리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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